'수은혈압계 퇴출 임박, 대응책 마련 시급'
임상고혈압학회, 전자혈압계 무상 제공 등 유인책 주문
2017.05.02 11:50 댓글쓰기

수은혈압계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미나마타 협약’ 발효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이에 대한 의료 현장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임상고혈압학회 김일중[사진] 회장은 최근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미나마타 협약에 따라 3년 뒤부터는 수은혈압계를 못 쓰게 돼 있다”면서 “혈압계 내에 있는 0.8톤의 수은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확정이 안 됐다. 정부차원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엔환경계획(UNEP)는 지난 2013년 각 국의 수은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미나마타협약을 채택했다. 2020년까지 혈압계, 체온계 등 수은 함유 제품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으며 우리나라는 2014년 협약에 서명한 후 비준을 위한 국내 절차를 추진 중이다.


학회에 따르면 수은혈압계 유통은 이미 지난 해 금지됐고 오는 2019년 겸용사용 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일선 의료기관은 전자진동식혈압계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은혈압계에 비해 전자진동식혈압계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장애물이다.


김일중 회장은 “수은혈압계에 비해 전자혈압계의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국제 인증을 받은 전자진동식혈압계는 수은혈압계보다 오히려 정확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인증 제품을 사용하면 정확도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수은혈압계의 최대 오차 평균치는 12mmHg인데 비해 진동식 전자혈압계는 9mmHg로 오히려 정확도에서 앞선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서는 관련 협회의 주도로 수은혈압계를 전자혈압계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데이쿄대학 아사야마 케이 교수에 따르면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수은혈압계를 수거하면서 전자혈압계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일종의 인센티브 방식으로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김일중 회장은 “일본고혈압학회 내 수은 관련 워킹 그룹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한국임상고혈압학회와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며 “자료 공유 등을 통해 전자혈압계 대체를 앞장서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임상고혈압학회는 또한 향후 국제 인증을 받아 정확성이 입증된 전자혈압계를 의사와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사용을 유도할 방침이다.


안전과 직결되는 수은 폐기에 관련해서도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국내에 유통된 수은이 16.8톤인데 혈압계 내에 5%인 0.8톤이 함유돼 있다. 학회는 환경부 의뢰로 연세대학교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용역에 참여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김일중 회장은 “수은 폐기는 민간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할 문제”라며 “학회에서도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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