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보호자가 '의료 질 평가' 시대 도래
심평원, 올 하반기 환자중심성평가 시범사업 실시
2015.06.08 20:00 댓글쓰기

의료 질 평가에 환자 및 보호자의 경험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불편한 심기를 내비쳐 향후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은 최근 환자 중심 의료 질 평가 필요성을 강조한데 이어 지난 8일 '환자중심성 평가모형 개발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세계보건기구와 OECD 등이 환자중심성을 의료 질의 핵심 요소로 규정하고 있는데다 환자관점에서 의료 질 평가가 보건의료체게 성과평가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간주되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 발맞춘 행보다.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도영경 교수(의료관리학교실) 팀은 국내외 환자중심성 평가 개발 과정과 OECD가 제안한 환자 경험평가체계 구축 원칙 등을 국내 상황에 맞춰 총 9개 영역, 29개 문항으로 만들었다.

 

지표는 의료진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 치료과정을 포함해 병원의 청결이나 환경, 대우와 권리보장, 회진시간 정보, 진료시간 및 대화시간 등 다양한 경험과 만족정도를 포괄적으로 아우르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환자중심성 평가문항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이들의 경험과 만족도를 포괄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도구"라며 "평가결과가 공개될 경우 환자경험 향상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국민들에게 갖는 의미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중심성은 가치기반 구매의 핵심적인 요소로 이를 제도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타당하며 의료질향상분담금 제도와 연계할 경우 초기에는 20% 내외, 안정기에 접어들면 25~30% 수준으로 비중을 두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또 "의료질향상분담금 제도와의 연계와는 별도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해 환자들의 권익을 향상시키면서 공급자의 참여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평가 시행만으로 환자 중심 의료가 달성됐다고 생각해선 곤란하다"면서 "환자 중심 의료는 단순히 환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의료제공자, 환자, 환자 가족 간 동반관계 구축을 통해 환자가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도입시 유의점도 한 마디 남겼다.

 

그럼에도 의료계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한 병원계 관계자는 "환자의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며 "아무리 잘해줘도 환자가 원하는 정도를 맞추기 어려울뿐더러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평가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환자들은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 것일까. 연구진은 일반인 초점집단의 토의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진과 병원에 기대하는 사항과 만족하는 요인들을 정리해 제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권위'와 '편안함'이었다. 환자들은 의료진 또는 병원 종사자들과 격이 없는 동반자 관계 혹은 가족 같은 친밀감을 원했다. 아울러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이나 즉각적인 처리가 가능한 시스템, 편리한 정보 습득과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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