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자신이 받은 의료서비스나 담당 의료진에 대해 평가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 이르면 올해 말 예비평가가 이뤄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은 10일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평가일반교육과정에서 '환자 중심성 평가' 도입을 예고했다.
환자 중심성 평가란 의료현장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얼마나 협력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해 환자 중심 의료 이행정도를 확인하는 의료 질 평가의 한 분야다.
미국의 경우 1995년 보험과 의료공급자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도입, 2003년 의료기관 및 지역단위 의료질 평가지표의 한 부분으로 확산됐다. 특히 2013년부터는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기준인 병원성과에 반영되는 척도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영국 또한 1997년 정부 주도하에 환자 만족도 조사를 시작, 점차 그 적용대상과 범위를 확대해 현재 응급실이용, 대기시간 및 입원계획, 병원환경, 의료진 및 치료과정, 수술, 퇴원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전반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심평원 심사평가연구소 평가연구팀 황수희 부연구위원은 "그간 적정성 평가 혹은 의료기관 평가 등을 통해 의료행위나 시설, 인력 등에 대한 직접평가만이 이뤄져왔다"며 "환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의료 질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평가모형을 개발해 이르면 올해 말 예비평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초 계획됐던 2016년도 도입은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며 "기관당 300명씩 10개 기관 일반입원환자에게 의료서비스 경험을 물어 타당도 등을 검증한 후 본격적인 평가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황 부연구위원은 "본격적인 평가 도입 후 일반에 평가결과를 공개하고, 의료 질 평가지원금 지표로도 활용될 계획"이라며 요양기관들의 준비를 당부했다.
한편, 평가는 지난 6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도영경 교수(의료관리학교실)팀이 개발한 '환자 중심성 평가모형'에서 제시한 지표에서 별다른 변화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평가지표는 간호사 및 의사 서비스, 권리보장, 공평한 대우 등 9개 영역에 존중・예의, (환자의) 치료결정과정 참여, 환자 이익의 최우선 고려 등 29개 문항으로 구성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