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성추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료계의 대표적 ‘을’인 전공의에 대한 보호 조치로 수련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某교수의 전공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해당 사안은 신고가 접수되면서 알려졌다. 현재 병원은 징계위원회에서 해당 교수와 전공의를 대상으로 사실 여부 등 진상을 조사 중이다. 만약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책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 성추행 사건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2015년 조사 결과, 전공의 33%가 성희롱을, 13%가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을 행한 가해자는 환자가 14.4%로 가장 많았고 교수가 8.1%, 상급전공의 6.5%, 동료·직원 등 4.0% 순이었다.
교수 비율이 가장 높지는 않았지만, 병원내에서 전공의와 함께 생활하는 만큼 더 지속적이고 높은 빈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는 여성전공의(54.6%)가 남성전공의(23.0%)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비율을 보였다.
연차별로는 인턴(32.6%), 레지던트 1년차(34.9%), 2년차(32.8%), 3년차(32.6%), 4년차(31.8%)로 나타나 연차가 낮을수록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련과정 중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3.7%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가해자는 환자(46.6%), 교수(26.5%), 상급전공의(15.4%), 동료/직원 등(11.5%) 순이었다.
수련병원별로는 단과 전문병원(22.2%)이 종합병원(14.1%) 및 대학병원(13.6%)에 비해 높게 조사됐다.
노조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언 폭행 성희롱 성폭력 실태에 대해 전면적으로 조사하고, 모든 병원에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는 활동을 본격 전개할 방침이다.
이들은 오는 27일~28일 열리는 전국 160개병원 지부 지부장·전임간부 수련대회와 2월 23일~24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병원내 폭언 폭행 성희롱 성폭력 실태 전면조사’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더불어 △모든 병원직원에 대한 폭언 폭행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 △폭언 폭행 성희롱 성폭력 예방과 조치 매뉴얼 마련 △폭언 폭행 성희롱 성폭력사건 발생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한 활동 등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노조는 “상처를 치료하고 건강을 돌보아야 할 병원에서 성희롱,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데 대해 우리는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우리는 서울백병원이 한 점 의혹도 없이 성희롱 및 성추행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하게 문책하며, 확고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