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의원 집단감염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대한의사협회가 연수교육 평점을 부여하는 교육 주체를 심사하겠다고 나섰지만 결국 갈등이 표면화될 조짐이다.
그 동안 연수교육 평점이 주어졌던 일부 개원가 학회가 최근 연수교육 평점 주체 기관에서 '탈락', 고배를 마시면서 거센 반발이 예고된다.
"형평성 어긋나…심사위원이라면 탈락시켰어야 할 다른 학회 있다"
대한정주의학회 최세환 회장은 지난 2월28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된 춘계학술대회에서 "심사 기준이 형평성 있게 적용되지 않았다"고 강하게 의구심을 드러내며 "절대 가만있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의협 연수교육평가단은 '인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 9명 중 1명의 변호사를 제외하고 개원의 4명을 포함시켜 불만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환자들에게 양질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원의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온 학회를 평가절하했다고 보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해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연수교육평가단이 어떠한 기준을 잣대로 합격과 탈락을 결정지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 회장은 "수 백 명이 이번 학회에도 참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상당 수가 발길을 옮긴 것"이라며 "결국 개원의들이 '평점'만을 따려고 오는 것이 아닌데 최신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노력이 이 같은 결과로 돌아왔다"고 맹비난했다.
다행히 그는 평점을 부여받지 못해 회원들의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많은 의사들이 발길을 돌려 일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최 회장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 더군다나 이번에 연수평점을 승인받은 개원가 학회 일부를 보면 본인이 심사위원이라면 절대 승인하지 않았을 곳도 있다.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결국 개원가가 얼마나 필요한 강의와 교육을 진행하느냐에 달려있다"며 "대학에서 배운 지식으로는 개원가에서 진료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각자 아젠다를 검토하고 얻을 것이 있으니 참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 회장은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기 위해 이렇게 노력을 하는 학회를 상대로 연수교육평가단은 공정하게 잣대를 적용하지 않았다"며 "결국 의료폭동이 올 수 있다. 비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전달받은 탈락 이유를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협 연수교육평가단의 심사 기준, 의협 집행부의 뒷짐 지고 있는 자세 등에 대해 거듭 문제를 제기한 최 회장은 “정부도 이번 집단감염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취지라면 특히 정맥주사학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어야 했다”는 의견도 내놨다.
정맥 주사 과정에서 혹여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주의점은 무엇인지, 나아가 관리를 위한 협조 등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들과 접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연수평점 확정이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의료계가 극단적인 상황에 다다른 것이냐"며 "마치 심사에서 '당첨'된 것 인 마냥 개원가 학회마다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그저 씁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탈락 이유 있었다…보완대체 관련 교육 불인정"
하지만 연수교육평가단 심사위원회의 입장은 명확했다. 객관적으로 항목을 설정하고 점검 내용을 구체화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 평점관리 심사 기준도 공평하게 적용했다는 것이 골자다.
같은 날 비만연구의사회 모니터링을 위해 학술대회장을 찾은 김나영 연수교육평가단 운영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은 정주의학회 평점 기관 탈락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체의학의 측면이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교육내용의 적절성을 꼽았다.
여기에 "신청단체별 연수교육 인정심의 제출 서류 등에서도 잡음이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전하기도 했다.
실제 인정심의 제출 서류 목록에 따르면 ▲신청서 ▲기관 소개서 ▲정관(회칙) ▲임원명단 및 회원 구성 현황 ▲최근 3년간 연수교육 개최 실적(프로그램, 참가자) ▲개최 예정 연수교육 계획서(예산서 포함) 등이 포함돼 있다.
김 위원장은 "물론, 그 어느 때보다 개원가의 고충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고자 했다"며 "하지만 예결산과 관련한 서류 제출에 있어서도 다소 문제가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에 탈락한 학회를 보면 연수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의의 내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는데 강의명이 다른 것들이 발견됐고 연자 역시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정주의학회 등 일부 개원가 학회들의 반발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오는 추계학술대회에서 미비한 점이 보완된다면 연수교육 평점 주체 기관으로 다시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구제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