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伊·日 등 의료기관 내 '코로나19 집단감염' 속출
원내 감염 발생하면 의료진 감염 증가 불가피···인력 부족 초래
2020.04.11 06:1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 해외에서 코로나19 확산이 특히 집중되는 가운데 의료기관 내 집단감염 사례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특히 병원 내 의료진 감염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볼 사람이 없어져 은퇴한 인력부터 대학생들까지 대폭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46만1437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미국에서는 특히 뉴욕 소재 병원에서 집단 감염으로 인한 의료진 감염이 발생했다.

뉴욕에서 가장 큰 병원 법인인 노스웰 헬스에서 코로나19로 감염된 의료진 포함 직원은 총 47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법인에는 현재 24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해있으며 전체 직원은 7만2000명 정도다.

미국 내 가장 최근의 병원 집단사례로는 하와이 마우이 메모리얼 메디컬센터에서 병원 직원 1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알려졌다.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 15명에 대해서는 격리조치가 내려졌으며 이들과 접촉한 70명은 코로나19 검사 중에 있다.

해당 병원 내 집단 감염 발생 이유로는 감염 인프라와 보호물품 부족 등이 이유로 꼽힌다.

하와이 주는 8일 “마우이 센터는 감염 관리 원칙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고 직원들에게 보호물품을 충분히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보호물품을 충분히 지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이 마스크 등 물품을 가져오는 것에 대해서도 허용하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마우이 센터의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한 간호사는 “보호물품이 부족해 그가 개인적으로 구매한 N95 마스크를 착용하려고 했는데 병원 측에서 출입을 거절한 적이 있다”며 융통성이 부족한 병원 절차를 지적했다.

보스턴 내 가장 규모가 큰 병원 3개에서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100명 이상의 병원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의사, 간호사 등 미국 의료진은 최소 5400명을 넘어가는 상황이다.

현지 언론들은 비일관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코로나 검사과 역학조사 시스템을 고려했을 때 실제 미국 내 의료진 확진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탈리아, 요양원 잇단 집단감염 발생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3번째로 많은 이탈리아에서는 요양원에서의 집단 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북부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에서는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 5800여명 가운데 24%인 1400여명이 감염됐다.

북부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에 있는 피오 알베르고 트리불치오 요양원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 11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코로나19가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해당 요양원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급격하게 일어났던 3월 70여 명, 4월 40여 명이 세상을 떠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망자 수치는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이례적으로 많은 것이다.

사망 원인이 코로나19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지만 밀라노를 비롯한 북부지역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라는 점에 비춰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탈리아 의료계 일각에서는 당국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적절한 방역 대책 없이 무리하게 환자를 요양원에 집어넣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 보건당국은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병상이 부족해지자 3월 초부터 증상이 위중하지 않은 일부 환자를 병원에서 퇴원시켜 요양원 등 다른 시설로 보낸 바 있다.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인 수는 8일 기준 1만35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탈리아 전체 누적 확진자의 약 10% 수준이다.

이탈리아에서도 의료진 감염 원인 중 하나로 충분하지 못한 보호물품 보급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필리포 아넬리 이탈리아의사협회장은 “희생된 동료들은 이탈리아 모든 의사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기본적인 의료 장비의 결핍은 그 자체로 이해하기 어렵고 비극적인 희생자 수에 비춰 정당화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본, 감염 방지 수칙 어긴 의료진 집단감염 속출

최근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특정 병원 내 의료진이 집단으로 감염되는 사례가 속출 중이다.

도쿄 에이주소고병원에서는 지난 3월 23일 입원환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원 내 의료진 및 환자 100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오이타 국립의료센터에서도 의료진과 환자 24명이 집단으로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게이오대 기주쿠대학병원에서는 전공의 18명이 코로나19에 집단으로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 3월 31일 연수를 마친 레지던트 1명이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병원은 접촉 가능성이 있는 다른 레지던트 99명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진단검사를 실시했는데 4월 6일까지 전공의 18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에서는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회식 금지 지시를 내렸으나 확진 판정을 받은 18명을 비롯한 전공의 40여 명은 연수 중 회식을 감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병 지정의료기관인 요코하마 시립병원에서도 전공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역학조사 결과 감염된 2명을 포함한 레지던트 약 20명이 3월 27일 시내 식당에서 동기회를 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대병원에서는 정신과 의사 2명과 다른 의료기관 의사 1명 등 총 3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한 나이트클럽을 방문했는데, 현재 이 나이트클럽에서는 이용객과 종업원 여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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