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밴딩 폭’이 결정됐다.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환산지수를 높이기 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는 1차 회의를 열어 수가협상에 소요되는 재정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재정운영 소위는 오후 7시가 넘어서야 합의에 이르렀고, 그 과정 자체가 굉장히 고단했던 모양새였다.
주목할 점은 보험자인 건보공단 측에서 가입자 단체를 설득하는 시간이 꽤나 길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가입자들은 별도 논의 시간을 요청하는 등 숙고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는 보험자가 수가협상에 소요되는 재정을 크게 잡았고 가입자가 이를 줄이려는 갈등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즉, 상대적으로 공급자에게 유리한 밴딩 폭을 제시한 보험자가 가입자를 설득했던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공급자를 위해 건보재정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물론 결정적 카드인 수치는 판도라 상자에 갇혔지만 이날 회의장 분위기를 종합하면 ‘공급자에게 유리한 규모’가 결정됐다는 분석을 내려도 무방한 상태다.
3시간 여 회의를 마치고 기자와 만난 건보공단 고영 보험급여실장은 “환산지수 결정에 대한 여러 자료들을 공유했다. 이 자료를 토대로 가입자 단체들도 추가재정 소요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했고 다양한 발언도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고 실장은 “논의 끝에 최종적인 수치가 나왔다. 물론 어떤 수치가 제시됐는지는 절대로 말하기가 곤란하다. 다음주 수가협상부터는 공단 측에서 적정한 인상률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도 전체 밴딩 폭 선(先) 공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가입자를 향한 설득이 길었던 것이 밴딩 폭 확대를 의미하냐는 질문에는 “규모 확대를 말하기는 어렵고 가입자를 설득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고 짧게 답변했다.
이처럼 가장 예민한 영역인 밴딩 폭은 철저하게 갇혀있지만, 보험자가 가입자를 설득하는 시간이 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년 대비 큰 규모의 추가소요 재정이 확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