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어버이날 홀로 지내는 부모님 건강을 걱정하는 자녀들이 많다. 배우자 사별이나 황혼이혼 등으로 홀로 계신 부모님이 식사는 잘 하는지, 말상대 없이 혼자 계신 건 아닌지 고민이 깊다.
그렇다면 이번 어버이날 및 가정의 달에는 홀로 부모님의 정신건강을 체크해보는 것이 어떨까.
많은 어르신들이 앓는 노인 우울증은 당사자의 우울감이나 부정적 심리 상태를 직접 표현하지 않고 다른 이상 증상으로 호소하는 ‘가면성 우울’이 흔하기 때문에 자녀의 관찰이 필수적이다.
어버이날을 맞아 노인 우울증의 4가지 가면 증상을 서승완 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도움으로 알아봤다.
신체화 증상-온 몸이 아픈데 원인을 모른다
부모님이 뚜렷한 몸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데도 ‘소화가 안 된다’, ‘머리가 아프다’, ‘가슴이 답답하다’ 등 주로 내과적인 신체 증상을 계속 호소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 특별한 질환이 발견되지 않아도 수년간 반복해서 병원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신체 이상 증상을 심한 병(뇌졸중, 암 등)에 걸렸다고 생각해 공포와 집착을 보이는 건강염려증과 혼돈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불안 증세-원인 없이 불안해하고 안절부절 못한다
평소와는 다르게 사소한 일에도 쉽게 불안해하고 밖에서도 안절부절 못하는 행동을 보인다면 우울증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이런 증세의 특징은 불안함을 느끼는 모습에 자녀들이 원인을 물어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거나 사람들과 어울릴 때 지나치게 긴장하는 것이다.
기억력 감퇴-예전과 달리 집중하지 못하고 기억력이 안 좋다
노인 우울증은 집중력 저하나 기억력 감퇴 등의 인지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나이 들면 생기는 증상이라 대수롭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전과 비교해 집중력과 기억력이 안 좋아지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 자녀들은 보통 치매를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뇌혈관 질환이 노인 우울증을 유발 및 악화시킬 수 있지만 기억력 감퇴를 반드시 치매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부모님의 기억력 감퇴가 걱정된다면 우울증을 포함해 종합적인 검사를 받는 것을 권한다.
불면증-자는 도중 자주 깨거나 낮잠을 과하게 잔다
나이 드니 새벽잠이 없어졌다는 부모님 말을 들으면 유심히 살펴야 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자는 도중에 자주 깨거나 잠들기를 힘들어 하는 경우와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로 낮잠을 주무시는 경우엔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서승완 교수는 “부모님의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나 다른 어르신들과의 교류를 권하는 것이 좋으며, 복지관이나 주민센터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평상시에 담배나 음주를 즐기신다면 금연, 금주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노인 우울증의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