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국내 연구진이 폐암의 전이 위험이 높은 위치를 찾아 관심을 끌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진단 과정에서 종격동 림프절 전이 여부 확인은 가장 중요한 단계로 꼽힌다.
흉곽 중앙 폐 사이 공간인 종격동에서 림프절 전이가 확진되면 암 병기가 3기 이상으로 뛰고 수술만으로 치료가 어려워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등 복잡한 과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정병호 교수, 신선혜 임상강사·영상의학과 정동영 전공의 연구팀은 지난 2014년부터 2015년 치료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영상검사 상 원격 전이가 발견되지 않고 림프절 전이도 없는 환자 1337명을 대상으로 종양 발생 위치와 종격동 림프절 전이 여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CT 검사 영상에서 폐문이나 몸의 정중선을 기준으로 3분의 1과 2 지점을 지나는 곳에 동심원 형태의 가상선을 그렸다. 또 정중선에서 동일 위치에 시상면으로 나눈 선을 그었다.
연구팀은 이 선들을 각각 폐의 중심부로 보고 이 곳과 다른 곳 종양의 종격동 림프절 전이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최종 검사에서 림프절 전이가 확진된 환자는 93명(7%)이었다.
이들의 암 발병 위치를 토대로 나머지 환자와 통계적으로 비교했더니 종격동 림프절 전이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은 몸의 정중선을 기준으로 내측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점으로 나타났다.
종양이 이 지점보다 내측으로 넘어서면 다른 곳보다 종격동 림프절 전이 위험이 2.13배 더 컸다.
보다 정밀히 분석하고자 간유리음영결절을 제외하거나, 고형결절만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도 2배 이상 높은 결과를 유지했다.
정병호 교수는 “폐 중심부에 생긴 암에 대한 정의가 명확해짐에 따라 환자 치료방향에 대한 결정 역시 보다 정밀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궁극적으로 환자 예후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도록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상 검사상 림프절 전이가 없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또한 실제 림프절 전이를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중심부 종양의 정의를 밝힌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유럽호흡기학회지(European Respiratory Journal)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