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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항암제 글리벡 '내성 비밀' 풀리다
서울성모 김동욱 교수 등, 관련 유전자 규명···새 치료법 가능성 제시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내 연구팀이 '기적의 표적항암제'로 불리는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의 약물 내성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를 규명했다.
2001년 국내에 도입된 글리벡은 혈액암 세포에만 발현되는 특정 표적을 공격해 부작용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는 획기적으로 높인 최초의 표적항암제다.
글리벡 개발로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는 골수이식을 해야 하는 심각한 질병에서 하루 한 번만 약을 복용하면 장기생존이나 완치도 가능하게 됐다.
문제는 약물의 반복 복용에 의해 약효가 저하되는 약의 내성이 생기면 백혈병 암세포가 무한히 증식해 1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10%는 처음부터 글리벡 내성으로 치료되지 않는 1차 내성 환자이고, 20%는 치료에 잘 듣다가 내성이 생기는 2차 내성(재발) 환자다.
가톨릭혈액병원 김동욱 교수와 울산과학기술원 김홍태·명경재 교수, 충남대학교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이주용 교수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글리벡에 강한 내성을 보이는데 관여하는 GCA 단백질을 찾아냈다.
지금까지 표적항암제 내성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BCR-ABL1 유전자의 점돌연변이다.
연구팀은 급성백혈병으로 진행되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이런 증상이 적게 나타나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5년간의 연구 끝에 주요 내성 원인을 추가로 규명했다.
김홍태 교수는 “이번 연구로 GCA 유전자가 지닌 저항성 유도에 관한 성질을 밝힐 수 있었다”며 “GCA 유전자가 만성 백혈병에 대한 치료제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혈액병원장 김동욱 교수는 "글리벡 내성이 어떻게 발생하는지가 규명됨에 따라 새로운 진단법과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기초과학연구원, 한국백혈병은행, 대웅제약 지원으로 수행돼 국제학술지 ‘오토파지(Autophagy; IF=11.1)’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