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난치질환인 혈액암으로 고통받는 어린 환자를 위해 간호사가 골수(조혈모세포)를 기증, 사랑을 실천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 내과계 중환자실에서 근무중인 박선주(31) 간호사가 그 주인공이다.[사진]
박 간호사는 지난 2010년부터 화순전남대병원에 근무하며, 골수기증자 부족으로 힘겨워하는 혈액암 환자들의 사연들을 접해왔다. 제때 골수 이식을 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를 보기도 했다.
마음 아파하던 그는 대한적십자회에 골수기증 희망자로 등록, 이후 조직적합항원(HLA)이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나길 바랐다.
혈액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항암요법이나 가족간 또는 자가 이식의 순서로 치료를 모색하지만 모든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HLA가 일치하는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골수내에 포함된 조혈모세포는 ‘혈액을 만드는 어머니 세포’라는 뜻으로 정상인 혈액의 약 1%에 해당한다.
박 간호사와 HLA가 일치하는 혈액암 환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몇년이 흐른 뒤에야 2개월전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HLA가 일치하는 어린 환자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박간호사의 골수기증 의향은 변함 없었다. 유전자 상세검사와 건강검진 등을 거쳐 기증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 식이조절 등 골수 공여를 위한 몸 만들기에 나선 박간호사는 최근 입원, 조혈모세포이식술을 받았다.
퇴원을 앞둔 박간호사에게 협회로부터 한통의 편지가 전해졌다. ‘재생불량성 빈혈’로 고통받다 골수를 기증받은 8살 여자어린이의 감사글이 담겼다.
박 간호사는 “누군진 모르지만, 어린 환자의 편지를 몇차례나 되읽으며 가슴 뭉클했다. 건강한 내 몸의 일부로, 새로운 생명을 줄 수 있게 돼 기쁘다. 얼른 쾌유해 건강을 되찾길 기원한다”며 미소지었다.
“내 손길이 필요한 환자들이 많다. 얼른 업무에 복귀해 그들을 돌보고 싶다”는 박간호사. “더 쉬라”는 간호부장 등의 권유에도 퇴원을 서둘렀다. ‘백의의 천사’는 병상에서도 자신보다는 중환자실의 환자들을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