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전날인 11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감염내과 정두련 과장이 “삼성서울병원이 뚫린 게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사과했다.
병원은 “메르스 사태로 모든 국민이 고통받는 엄중한 시점에 신중치 못한 발언이 나온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환자 곁을 지키고 끝까지 치료하는 것은 병원과 의료인의 기본적인 책임으로 병원 실무자의 부적절한 발언은 저희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정두련 과장은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박혜자 의원의 “삼성서울병원이 지금 문제를 상당히 못 느끼는 것 같다. 삼성서울병원이 뚫려서 수퍼전파자가 나오는 형국”이라는 질의에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말하며 책임공방을 벌인 바 있다.
또한 삼성서울병원은 입장문 발표로 책임공방 논란을 종식시키는 한편 의료현장에서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직원들 격려에도 나섰다.
7800여명 임직원에 이메일 보내 "의료인 책임과 삼성인 자세 유지" 당부
이날 송재훈 원장은 7800여명의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환자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라"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 직원들을 격려했다.
송 원장은 "누군가에게 우리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는 의료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 곁을 지키는 것이 우리 의료인의 책임이며 삼성인의 자세"라고 당부했다.
특히 송재훈 원장은 병원에서 14번 환자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심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송 원장은 "우리 모두 밤을 새워 지친 몸을 이끌고 메르스와 결사적으로 맞서왔지만 메르스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1번 환자를 가장 먼저 확진해 메르스가 창궐할 위험을 줄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14번 환자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은 정말 안타깝고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고 토로했다.
그는"우리는 앞으로도 보건당국, 서울시 등 유관기관들과 더욱더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해 메르스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겠다"고 밝혔다.
또한 송재훈 원장은 현재 건강상태가 불안정하다고 알려진 소속 의사(35번 환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 원장은 "삼성의료원 의사가 진료실이 아닌 병상에서 메르스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뜻하지 않게 환자와의 접촉에 노출돼 감염되거나 격리된 의료진과 직원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송 원장은 "모든 국민이 메르스 공포에 떨고 있는 지금 메르스 최전선에 서 있는 우리는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데만 온 힘을 쏟아야 한다"며 "메르스 사태에서도 병원에 입원해 계신 환자들과, 외래나 응급실로 오시는 환자분들을 평소보다 더욱 따뜻하게 맞이하고 설명도 잘 해 드려 조금의 불안감도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를 완전히 몰아내고 모든 환자들이 퇴원하는 날까지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의료인으로서 신성한 책임을 다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자"며 직원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