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세력 기반이 흔들리는 것일까.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의 행보에 대한 의료계 반응이 심상치 않다.
원격의료, 의료일원화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추무진 회장의 미흡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탄핵’이 수면 위로 점차 떠오르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잠잠해지면서 이번 달부터 의협 산하 각 시도지부는 추무진 회장이 의료계에 산적한 현안 해결에 집중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경상남도의사회, 부산시의사회, 경상북도의사회는 연이은 성명서 발표를 통해 현 의협 집행부를 압박했다.
이들 시도의사회는 공통적으로 정부가 강행하려는 원격의료에 추무진 회장이 미온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회원들의 뜻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달 열린 복지부 정진엽 장관과의 개별단체 면담에서 추무진 회장은 원격의료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경상북도의사회는 “국민의 건강을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입장에서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을 반대한다며”며 “추무진 회장이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심각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에는 지난 23일 ‘의료일원화 토론회’ 직후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를 향한 전국의사총연합의 공세가 매섭다. 전의총 역시 의협 추무진 회장과 의학회 이윤성 회장 사퇴까지 거론했다.
전의총은 관련 성명서를 통해 “무능하다 못해 이제는 의료계 미래를 망칠 엄청난 과오를 진행 중인 추무진 회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발단은 '한의사에게 일정 기간 보수교육을 통해 통합 면허를 발급한다'는 의료일원화 문건이다. 추무진 회장은 지난 18일 상임이사회에서 이 문건에 대해 논의했다.
전의총은 “상식 수준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상임이사 대부분이 반대했다”며 “추무진 회장은 합의된 적이 없는 ‘합의문’을 다음 날(19일) 복지부와 대한한의사협회에 제시했다”고 꼬집었다.
즉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대다수의 반대 의견을 얻은 사안을 회장이 독단적으로 실행했다는 주장이다.
전의총은 “추무진 회장의 무능함과 제멋대로식 회무의 심각성을 충분히 알 수 있다”며 “의료일원화 뿐만 아니라 원격의료 등 의료계 중대 사안이 있을 때마다 미온적 대응으로 회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메르스 사태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리베이트 쌍벌제 등 의료계 주요 현안에 있어 추무진 회장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의총은 “취임 이후 지속된 실책과 미숙함으로 지지기반을 거의 상실한 추무진 회장은 의료계의 오래된 보수 반동 세력이며 개혁 대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 의학회를 끌어들여 실정을 거듭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국 모든 의사 회원들은 추무진 회장 및 이윤성 회장 퇴진에 적극 동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