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백병원 신규물류대행업체 설립 향배 촉각
설립 투자 파트너에 I업체 前 대표 개입설 제기···이사회 '합의 해산 유도'
2016.07.13 05:59 댓글쓰기
[초점]5개 백병원을 소유하고 있는 인제학원이 신규 물류대행업체 설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투자자의 비리 사실이 드러나면서 결국 재단 이사회가 신규 회사에 대한 합의 해산을 유도키로 결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립 투자자 가운데 최근 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I업체 前대표 박상윤씨가 포함됐던 게 화근이었다.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지난 7월 5일 이사회를 열고 신규물류대행업체 설립 투자안을 논의한 뒤 이같이 결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인제학원 재단 측은 "일부 투자자에 대한 비리상황이 확인돼 신규 회사의 해산 및 청산을 시도하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가 열린 직후 모 매체에서 보도한 내용은 '오보'라고 반박했다.

인제학원의 ‘신규물류대행업체 설립’ 논의는 지난 2월초 열린 이사회에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I업체는 백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면서 장례식장, 식당, 커피숍, 빵집 등 병원 내 부대시설을 운영해온 업체로, 인제학원 백낙환 전 이사장 일가가 전체 지분의 80% 이상을 소유한 사실상 가족회사였다.

그러나 인제학원과 I업체를 둘러싼 일감 몰아주기,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2014년 교육부는 '학교법인 인제학원 회계부분감사 결과(감사기간 2014년 5월 19~28일)',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 2곳의 식당 임대차계약을 특수관계에 있는 I업체와 시세보다 싸게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학교 측은 177억 9092만원의 손실을 입게 됐고 병원 의료장비 계약 역시 리스방식의 수의계약으로 이뤄졌고, 8억8951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당시 교육부는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교육부가 수사 의뢰한 인제학원 감사결과에 대해 지난 5월 말 '전체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백낙환 인제학원 前 이사장과 박상윤 前 대표 간 비자금 조성 의혹에 관한 건에 대해서는 백 전 이사장을 불구속 기소, 박 전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이런 가운데 인제학원은 지난 2월 이사회 이후 신규물류대행업체 '인메드'(가칭) 설립 투자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인제학원 이사회 2월 회의록에 명시된 신규업체 설립구조
연세대학교의 안연케어 등을 벤치마킹, 물류대행업체를 설립해 업체와 부속병원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최대한 재단 쪽으로 가져와 이를 다시 부속병원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라는 게 이사회가 밝힌 취지다.

그러나 잡음이 또 터져 나왔다.

신규 물류대행업체 설립 투자자가 바로 최근 비리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된 박상윤씨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사회는 결국 지난 5일 신규 회사의 합의 해산 및 청산을 유도키로 의견을 모았다.

부당거래 의혹의 중심에 있던 업체 대표가 신규 회사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각에서는 재단이 또 내부자를 설립 파트너로 세워 일감 몰아주기를 하려했다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재단 측은 "우리도 이 같은 내용을 몰랐다"고 밝혔다.

'투자자 모집 당시 박 씨의 회사가 자본 규모 등 객관적인 파트너 기준에 합당했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후 박 씨가 비리로 검찰에 기소되자 이사회에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는 설명이었다.

인제학원은 “기존에 백낙환 前 이사장 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식 거래를 근절하고자 했지, 신규 회사 설립을 통해 특정인에게 일감을 몰아주려고 시도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감 몰아주기란 경영진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인데 인제학원에서 설립 투자 예정인 신규물류대행업체는 현 경영진 누구의 친인척도 경영진으로 참여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초 인제학원 이사회는 신규업체 설립 파트너의 투자유도를 위한 자본금 규모는 약 80억원 정도로 하고 신규업체와 공급계약기간은 10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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