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묘책, 감염병전문 대신 '음압병상' 확충
음압 하이브리드 수술실 마련 등 '핀포인트 중증환자 치료 전략' 모색
2020.05.14 05:1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감염병전문병원 추가 지정에 대한 국가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음압병상을 중심으로 ‘핀포인트’ 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나선 울산대학교병원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울산대학교병원은 최근 울산시와 협약을 맺고 감염병전문병원 기능 확충 방안을 논의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울산대병원은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전환, 운영되고 있다. 함께 지정됐던 울산노인병원과 동강병원은 지난 달부터 일반병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번 사태 이후에도 상시로 운영되는 감염병 전문시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울산시와 울산대병원은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울산대병원은 최근 공모 중인 감염병전문병원 지원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병원 규모와 인력상황,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사태 양상을 고려했을 때 전문병원을 운영하는 것보다 음압병실을 기반으로 중증 감염병 환자 관리시설을 확충하는 게 효율적이란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음압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새로 계획하고 있다. 음압수술실을 신설하고 음압병상을 확충, 기존 인력으로도 운용할 수 있는 감염시설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핵심은 음압병실과 수술실을 연계하는 것”이라며 “음압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통해 감염병 사태에서 중증환자를 수용하고, 평상시에는 일반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지역 중증환자 이송체계였다”며 “촌각을 다투는 중증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각 지역별로 중증환자를 치료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기저질환을 갖고 있거나 고령인 중증환자는 감염병 치료에 더해 뇌졸중 등 중증질환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별도 음압시설이 없는 이상 응급실이나 수술실을 폐쇄하면서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
 

음압병상과 음압수술실을 연계하면 비상시에도 다른 시설의 마비 없이 중증 감염병 환자에 대한 처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울산시와 병원은 설명했다.
 

이 같은 구상을 위해 울산대병원과 울산시는 질병관리본부가 공모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음압병상 확충 사업'에 참여했다.

울산시 20억·정부 26억 등 66억 투자
 

선정시 과감한 투자 계획도 단행한다. 울산시가 20억원, 울산대병원이 20억원을 투자하고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26억원을 더해 총 66억원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음압병상과 음압 하이브리드 수술실이 위치할 곳은 중증환자 동선을 고려해 원내 권역응급의료센터 2층으로 설정했다. 수술실에는 뇌졸중과 심혈관 질환에 대처할 수 있는 각종 장비들을 새롭게 구비할 예정이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울산시 의료인프라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기관 중 한 곳으로서 공공병원 기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어려운 측면이 있었는데 시가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병원도 비교적 많은 병상을 투자할 결정을 내렸다. 사업이 무사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앞서 총 300억원 규모의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음압병상 확충 사업' 공모를 지난 5월 8일 마감했다.
 

병원계에 따르면 공모에는 8개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총 30개 의료기관이 참여했다. 선정된 의료기관에는 병실 당 3억5000만원이 지원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최소 5개 병실부터 지원을 받는다고 공고했지만 기존 음압병실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2~3개 병실을 확충하는 형태로 지원한 병원들도 있다"며 "사업에 계획된 80병상을 어떻게 분배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 16개 병원이 선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본을 심사를 거쳐 6월 하순에 사업 지원 대상 의료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공모에 선정된 병원은 10월 시공을 거쳐 12월 운영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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