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이 유럽연합(EU)과 세계보건기구(WHO)의 허가를 받는 데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의료현장 투입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위탁생산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달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3중 자문 절차의 첫 걸음도 떼지 못한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약속했던 연내 허가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20일(현지시간) 18세 이상 성인에 대한 노바백스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최종 결정했다. 이로서 노바백스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얀센에 이어 EU에서 허가를 받은 5번째 백신이 됐다.
노바백스 백신은 mRNA 기반 화이자‧모더나 백신이나 바이러스 벡터 기반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과 달리, 전통적인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백신이다. 독감이나 B형 간염 백신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수십 년간 사용한 백신으로, 안전성 및 부작용 관련 데이터가 mRNA나 바이러스 벡터 플랫폼보다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C 위원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 확산하면서 백신과 부스터샷을 강화해야할 필요가 있는 시기에 노바백스 백신을 승인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날 EC의 긴급사용 승인 결정은 유럽의약품청(EMA)가 긴급사용 승인 권고한 지 몇 시간만의 일이다. 이날 EMA는 인간의약품위원회 임시회의를 열고 노바백스 백신 데이터가 효능 및 안전성, 품질에 대한 EU 기준을 충족한다면서 승인 권고를 결정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이로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WHO에 이어 유럽 규제당국까지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WHO는 17일 노바백스 승인으로 인도에서 위탁생산한 ‘코보백스’의 긴급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노바백스은 이외에도 일본,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수의 국가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상황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우리나라에서도 품목허가 신청이 완료된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1월 15일 자사가 위탁생산을 맡은 노바백스 백신에 관한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식약처는 품목허가 신청 당시 ‘40일 이내 허가 심사를 완료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40일 내 허가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연내허가 완료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40일 이내 허가를 하려면 12월 24일까지는 허가를 완료해야 하는데, 보도일(21일) 기준 3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치료제가 허가를 받으려면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 등 3중 자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동안 국내 코로나19 백신 허가는 일반적으로 3중 자문 과정에 평균적으로 10일 이상의 기간을 소모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여전히 3중 자문 첫 단계인 ’검증 자문단‘ 일정조차 공개하지 못한 상황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는 현재 신속하면서도 빠짐없는 확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내부적으로 자문단 회의를 언제 진행할지 논의 중에 있다. 시일이 결정되는 대로 언론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