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틸엘카르니틴, 옥시라세탐 제제가 모두 임상 재평가 허들을 넘는데 실패하면서, 심사대에 오를 차기 주자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현재 11개 제제가 임상 재평가 계획에 따라 유효성 입증을 위한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날록손염산염, 지페프롤염산염, 스토렙토키나제‧스토렙토도르나제, 세프테졸나트륨, 콜린알포세레이트, 디히드록시디부틸에테르, 포르모테롤푸마르산염수화물, 알긴산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 케노데옥시콜산우르소데옥시콜산삼수화물마그네슘염, L-아스파르트산-L-오르니틴(엘-아스파르트산-엘-오르니틴), 포도당·염화나트륨·시트르산칼륨수화물·시트르산나트륨수화물 등이다.
이중 날록손염산염, 세프테졸나트륨 등 일부 제제의 경우 임상 재평가 결과 자료 제출 기한이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라세탐에 이어 재평가 심사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다만, 업체가 임상 기간 연장을 1회 요청할 수 있어 식약처 임상 재평가 결과 발표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식약처 의약품안전평가과 신경승 과장[사진]은 "현재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 재평가가 진행 중으로 2025년까지 결과보고서를 제출토록 돼 있다"며 "중추신경계(CNS) 약물 특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내 결과 제출 가능성이 보이는 제제에는 날록손염산염, 세프테졸나트륨 등이 있는데, 이 또한 업체들이 임상 기간 연장 등을 요구할 수 있어 사실상 예측이 어렵다"며 "일각에서 재평가 기간이 너무 긴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모든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약제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약제들은 대부분 의약품 허가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시절 심사를 통과, 작금의 과학기술로 약제 효능을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적응증 축소 혹은 부분 삭제, 나아가 완전 삭제되는 품목들이 계속 등장하는 이유다. 적응증이 사라진다는 것은 처방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제약사들도 매우 민감하다.
의료진들도 마찬가지다. 아세틸엘카르니틴에 이어 옥시라세탐 제제까지 퇴출 수순을 밟게 되면서 치매환자에 대한 처방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경승 과장은 "고려제약이 제출한 자료를 내부 검토하고 심의위원회 자문을 거쳐 해당 효능‧효과에 대한 유효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며 "인지장애 개선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기업과 임상시험 설계를 논의할 때 이차 평가 변수를 뇌(腦) 영상 촬영, 보호자 평가 등 13가지나 추가했지만 유효성 입증에는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주제이며, 인지장애 개선을 위한 연구가 의미있는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상 재평가 결과와 함께 배포한 의약품 안전성 정보 서한에 대체의약품을 명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옥시라세탐 처방 특성을 지목했다.
신경승 과장은 "옥시라세탐을 단독 처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에 심의위원회 자문을 받을 때 대체의약품 리스트는 큰 의미가 없다는 답을 받아 의료진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