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0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의 불신임을 묻는 임시대의원총회(이하 임총)를 앞두고 전공의들에 이어 의대생들까지 임 회장 탄핵을 요구하고 나섰다.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의정갈등 핵심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직접적으로 탄핵 요구에 나선 만큼 현 의협 집행부가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는 8일 "임총에서 임 회장 불신임안이 통과되길 바란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의협 대의원회에 전달했다.
의대협은 입장문에서 "임 회장은 학생들 목소리를 무시해왔다"면서 "더불어 임 회장이 지난 8개월간 보여준 망언과 무능은 학생들에게 있어 크나 큰 절망으로 다가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협은 임 회장을 신뢰할 수 없다"며 "향후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학생들의 결론"이라고 밝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자신의 SNS에 이 같은 입장문을 공유하며 "마찬가지로 우리 입장이다"라며 지지를 보냈다.
앞서 대전협도 3개월여만에 공식 입장문을 내고 "임 회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의협 대의원분들께 임 회장 탄핵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사죄 임현택 vs 탄핵 요구 의대생‧전공의…의정갈등 국면 전환 촉각
의협 대의원회는 오는 10일 의협회관에서 임총을 열고 △임현택 회장 불신임에 대한 건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정상화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 등 2개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임 회장의 불신임 사유는 △간호법 제정 및 공포 저지 실패 △참담한 2025년도 수가협상 결과 △2025년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이후 역할 부재 △의료개혁특위 1차 실행방안 정책 실행에 대한 저지 노력 부재 △사직 전공의 대상 분열 시도 등이다.
이 밖에도 지난달에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을 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표현하는 등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한 점도 불신임 사유에 올랐다.
임총에서 임 회장의 불신임 안에 대해 재적 대의원 246명 중 3분의 2인 164명이 참석하고, 출석한 대의원 중 3분의 2가 찬성할 경우 통과된다.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첨예한 의정갈등 상황에서 불신임 시 의료계 내부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반대 의견과 전공의와 의대생 등 내부 결집이 어려운 형국에서 혼란을 감수하더라도 탄핵해야 한다는 찬성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불신임 안이 통과되지 못해도 또 다른 안건인 비대위 구성안이 받아들여질 경우에도 비대위가 현 사태에 전면으로 나서면서 현 집행부의 힘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 회장은 지난달 30일 대의원회에 서신을 보내 "부적절한 언행으로 누를 끼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의협 회장의 위상과 품위에 어긋나는 언행은 절대 하지 않겠다"며 자신의 SNS 계정까지 삭제한 가운데, 이번 투표 결과가 향후 의정갈등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