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탄핵됐다. 의협은 우여곡절 끝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을 결정, 오는 13일 비대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새 비대위가 구성되더라도 임 회장 탄핵 후 두 달 이내 새 회장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를 치러야하기 때문에 한동안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협 대의원회는 오늘(10일) 오후 2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협 회장 불신임 및 비대위 구성 안건을 표결했다.
그 결과, 참석 대의원 224명 중 찬성 170명, 반대 50명, 기권 4명으로 탄핵안이 가결됐다. 찬성 비율은 76%에 달한다.
임 회장에 대한 대의원들 마음이 떠난 것은 최근 발생한 '회원 1억원 협박 사건'이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보인다.
한 대의원은 "1억원 협박 사건이 알려지자 의협 회장으로서 명예가 떨어졌다는 참담한 마음이 들어 투표에 나왔다"고 말했다.
비대위 설치 두고 대의원 간 이견…재투표 진행
임 회장 탄핵 후 진행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안건의 경우 비대위 권한 범위 문제로 재투표까지 이뤄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비대위 구성안 1차 투표에선 찬성 84명, 반대 120명, 기권 1표로 부결됐지만, 2차 투표에선 찬성 106명, 반대 63명으로 결과가 바뀌었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은 권한이 없는 비대위 체제 전환보다는 조기에 보궐선거를 빠르게 진행하자는 의견을 냈다"면서 "이런 의견과 비대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립하면서 투표를 두 번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련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의협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은 구분돼야 하며, 비대위원장의 자리가 조기 의협 선거를 위한 디딤돌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SNS를 통해 "의협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은 구분해야 한다"며 "차기 회장으로 나올 분이 비상대책위원장 출마를 하겠다면 막을 수는 없겠지만, 비대위원장은 두 달간 선거활동을 할 것이 아니라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칫하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면서 "비상대책위원장 자리가 조기 의협 선거로 치부되는 것은 전공의 입장에서도 소통에 혼선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돼 여러 가지로 우려가 된다"고 강조했다.
오는 13일 비대위원장 선출…"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전공의와 협의"
비대위원장 선출은 오는 13일 오후 8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대의원회는 오는 12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13일 곧바로 선거에 돌입한다.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김교웅 의장은 "오늘 비대위원장을 선임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피선거권 제한 및 일반 회원의 참여 문제 등도 있어 선출을 13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주 월요일에 공고를 하고, 화요일 후보자 지원을 받아 수요일에 모바일 투표로 선거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차기 회장 보권 선거는 정권에 따르면 탄핵 후 두 달 안에 뽑아야 한다"면서 선거관리 규정에 따를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비대위 구성 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를 묻자 김 의장은 "비대위가 그런 중요한 사안을 모두 결정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보궐선거를 가급적 빠르게 진행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비대위가 구성되면 대전협과 긴밀히 의견을 교환해서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갈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비대위원장은 대전협과 잘 협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