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SGLT-2 억제제, 심장 치료 가능성 충분'
김병극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심혈관환자 복용 효과 입증'
2019.06.13 05:1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SGLT-2 억제제'가 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혈당강하는 기본이고 심혈관 혜택까지 장착하며, 당뇨병 진료지침에 우선 권고 약물로 이름을 올렸다. 자연히 SGLT-2 억제제 시장의 선두주자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에 대한 관심도 높다. 탄탄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SGLT-2 억제제는 이제 당뇨약을 넘어 심장약으로 활용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논의까지 진행되고 있다. 김병극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만나 심장병약으로서 SGLT-2 억제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Q. 심장내과 전문의를 만나 당뇨약에 대한 설명을 듣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하하) 맞는 말이다. 당뇨약에 대해 심장내과 전문의가 이야기한다는 자체가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한다.

Q. 좀더 구체적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설명해달라
사실, 당뇨병과 심장병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었다. 특히 당뇨는 동맥경화와 연관된 심장병의 가장 주요인자다. 이에 혈당을 잘 조절하는 일은 심장병 환자나 이들을 진료하는 의사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껏 당뇨약 하나만 써서 이런 관리가 가능한지 확신할 수 없었다. 당뇨병 악화로 인해 심장을 치료하러 오는 환자들의 진료목적은 혈당강하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당뇨 치료를 통해 심장병이 극복되고, 사망률 및 사건발생률을 낮추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당뇨 약제 자체가 심장 관련 사건을 줄여주지 못했다. 혈당이라도 조절하면 합병증이 줄어드니, 혈당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치료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단, 약을 사용할 경우 심혈관계 위험이 올라가면 안 되기 때문에 최근 10~20년 사이에 나온 당뇨약은 혈당을 잘 떨어뜨리는지 효능을 측정하고, 안전성으로는 심장 관련 질환 내지 심장 관련 사망이 더 늘어나지는 않는지 비열등성만 확인했다. 그러나 혈당 관리는 물론 심혈관계 혜택까지 보유한 SGLT-2 억제제의 등장으로 당뇨 치료가 달라지게 됐다.

Q. SGLT-2 억제제는 어떻게 작용하나
복합적인 과정을 통해 효과가 나타난다고 본다. 하나는 SGLT-2 억제제에 의해 신장에서의 케톤 대사가 조절돼 신장 기능을 좋아진다. 또한 간질액이 조절돼 심장 내 수분이 균형을 이루게 되고, 이로 인해 혈압과 체중이 안정화된다. 이런 순기능들이 결합돼 증상 개선 효과로 드러나는 것 같다. 

Q. 대한심장학회서 'SGLT-2 억제제는 당뇨약인가, 심장약인가'를 주제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교수님은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심장약으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SGLT-2 억제제가 당뇨약 중 거의 처음으로 심혈관 계통의 합병증을 가진  환자에 있어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한 결과를 내놓았다. 많은 연구 중 하나의 연구에서만 확인된 것이 아니라 트렌드의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일관되게 관련 근거를 확보했다. 특히 혈당강하는 기본이고, 추가적으로 심혈관 질환이 있는 당뇨병 환자에서 사건 발생률을 낮췄다. 그렇기 때문에 SGLT-2 억제제는 심장병약으로도 볼 수 있다.

Q. SGLT-2 억제제는 미국심장학회(ACC)·미국심장협회(AHA) 심혈관질환 1차 예방 가이드라인에도 포함됐다
그렇다. 혈당강하 효과 외에 심혈관 혜택이 있다면 혈당만 기준으로 약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당연히 우선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이들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경우 최우선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런 생각을 누구나 갖고 있기에 미국심장학회에서 가이드라인에 권고한 것이다. 
 

Q. 다파글리플로진의 경우 심혈관질환 예방효능을 입증하기도 했다
DECLARE 하위 분석 결과를 보면 이전에 심근경색을 경험한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 사건(이하 MACE)의 상대적 위험도가 위약 대비 16% 감소했다는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특히 심근경색 발생 후 시간 경과에 따른 MACE 위험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위약 대비 포시가가 심근경색 발병 1년 이내 환자군에서 34%, 1~2년 경과 환자군에서 58%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전체 환자에서 신장 관련 아웃컴이 굉장히 좋았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심장이 신장과 연관돼 있어, 신부전이 생기면 심혈관 질환 위험도 올라간다. 포시가는 심부전과 신장애 발생을 감소시킨다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Q. 많은 임상시험이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다. 인종적인 특징 등 고려해야 할 점은 없는지
굉장히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다. 하지만 인종적 차이를 이야기할 때 단서를 달고 싶은 것이 있다.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는 동양인과 달리 현대 사회에서 동양인은 상당히 서구화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일본인과 비교하면 비만과 관련된 BMI 지수나 식습관 등이 좀더 서구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SGLT-2 억제제 사용에 있어 서양인과 한국인이 유사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포시가 임상에는 우리나라 환자 33만 6000여명이 포함됐다. 한국인만 따로 뽑아서 통계분석을 하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은 28%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위험은 13% 낮췄다.

Q. 이상반응 중 감염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심장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없는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Q. SGLT-2 억제제가 심장약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선 어떤 근거를 더 갖춰야 하나
약제의 혈당강하 능력과 무관하게 심혈관 혜택을 입증해야 한다. 이 약제를 썼을 때 혈당강하가 잘 되고, 그 결과 심장병이 좋아졌다는 결과가 아니라 혈당과 무관하게 심혈관 혜택을 증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미 관련 연구들이 나오고 있긴 하다. 
 
Q.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이 향후 의료진 처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그렇다. 포시가가 혈당강하 외에 심혈관 아웃컴을 증진시킨다면 심혈관 질환을 가진 당뇨환자에게 당연히 우선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SGLT-2 억제제가 가장 최근에 나온 당뇨 약제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환자들 건강을 위해 SGLT-2 억제제를 적용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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