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 후각장애 치료···좋아하는 향일수록 '효과 ↑'
박도양·김현준 아주대병원 교수팀 '발병 초기 맞춤형 재활훈련 필요'
2020.01.06 15:3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냄새를 잘 맡지 못하면 음식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 고통스럽다. 타인이나 사물을 알아보는 능력에 장애가 생기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는 등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최근 이러한 후각장애를 약물 혹은 수술적 치료가 아닌 재활훈련으로,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향(香)’을 이용하면 더 큰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재밌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박도양·김현준 교수팀은 약물치료 효과가 없는 후각장애 환자 52명을 26명씩 2개 그룹으로 나눴다. 이후 한 그룹은 좋아하는 향, 다른 그룹은 덜 좋아하는 향으로 12주 동안 각각 재활훈련을 실시했다.

그 결과, 좋아하는 향으로 후각 재활훈련을 실시한 환자군에서 개선효과가 더 컸다. 특히 후각 재활훈련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활훈련을 빨리 시작한 경우 치료효과가 높았다.

이번 연구는 2019년 11월호 대한비과학회지(Journal of Rhinology)에 ‘후각장애 환자에서의 향의 종류, 선호도에 따른 후각훈련 효과 차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후각 재활훈련은 최근 유럽에서 약물·수술적 치료효과가 좋지 않은 감각신경성 무후각증 환자의 새로운 치료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방법은 매일 아침, 저녁 2회  특정한 향을 일정시간동안 들이마시고 어떤 향인지 알아내는 연습과 후각 훈련 일지를 작성하면 된다. 연구팀은 한국인에 맞춰 좋아하는 향과 덜 좋아하는 향을 이용 및 분석했다.

현재 외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4개(장미, 레몬, 정향, 유칼립투스) 향뿐 아니라 국내 후각검사에서 사용하는 한국인에게 비교적 익숙한 4개(오렌지, 계피, 커피, 참기름) 향을 포함했다. 재활훈련에는 가장 좋아하는 향 3개와 가장 좋아하지 않는 향 3개를 이용했다.


후각 재활훈련 4주후 한국형 후각검사 값이 선호군 2.4점, 비선호군 2.33점 상승하고, 주관적 후각개선정도는 선호군 1.27점, 비선호군 0.92점 상승해 좋아하는 향으로 재활훈련한 환자군에서 개선효과가 더 높았다.


또 12주 후에는 한국형 후각검사 값이 선호군은 6.33점, 비선호군은 2.38점 개선됐다. 주관적 후각개선정도는 선호군 2.8점, 비선호군 2.0점 상승해 후각 훈련기간이 길수록 개선효과가 더 높아졌다.

박도양 교수는 “본인이 좋아하는 향으로 지속적인 자극을 줌으로써 후각신경 뉴런이 더 효과적으로 재생되는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후각장애 발병 초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이용한 맞춤형 재활훈련을 장기간 실시한다면 후각장애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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