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교모세포종 발암부위 세계 최초 규명
강석구·이정호 교수팀, 난치암 치료 전기 마련
2018.08.02 12:2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국내 연구진이 교모세포종의 발암 시작 부위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교모세포종의 발생 기원이 밝혀짐에 따라 해당 질환의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左]·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右] 연구팀은 인간 교모세포종이 시작되는 부위가 암이 존재하지 않는 뇌실하영역(뇌실 밑 부분)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교모세포종이란 뇌에 발생하는 악성뇌종양 중 가장 흔한 뇌종양이다. 교모세포종은 뇌압 상으로 인한 두통과 뇌신경마비, 언어장애, 성격변화, 정신기능이상 등 뇌조직의 파괴로 인한 기능 이상과 뇌의 이장 자극에 따른 경련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교모세포종은 수술적 치료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고 표준 치료로는 수술 후 항암치료·방사선치료 등이 꼽히고 있으나, 치료가 원활하지 못 하다. 표적항암제를 이용한 정밀 암치료 접근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석구·이정호 교수 연구팀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30명을 대상으로 광범위절제 수술 시 제거되는 종양조직, 정상조직, 뇌실주변조직 등 3가지를 조합해 분석했다.
 
특히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의 발생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기존 암 조직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달리 광범위 절제 시 나오는 종양조직, 정상조직, 뇌실하영역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분석결과 암 세포가 없는 뇌실하영역에서 낮은 빈도로 종양 유발 돌연변이 세포가 발견됐다. 실제 교모세포종 환자의 56.3%의 종양에서 관찰된 종양 유발 돌연변이가 종양이 존재하지 않는 뇌실하영역에서 낮은 빈도로 관찰됐다. 뇌실하영역 중에서도 성상세포리본 영역에 돌연변이가 집중됐다.
 
또 연구팀은 첨단 유전자 분석기법인 단일세포 내용을 통해 뇌실하영역에서 발생한 종양유발 돌연변이 세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의 다른 부위로 이동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단일세포 내용은 세포위치에 대한 공간정보를 제공해 적은 세포수로도 분석이 가능하다.

 
 
동물모델을 통해 검증한 결과도 동일했다. 유전자 편집 동물모델을 통해 뇌실하영역에 발생시킨 종양유발 돌연변이 세포(P53, PTEN, EGFR)가 뇌실하영역을 떠나 뇌의 다른 부위로 이동한 것이다. 이후 교모세포종이 발생했다.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라 암 치료의 패러다임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암 조직만을 대상으로 이뤄진 암 연구가 암의 기원이 되는 조직으로 바뀌면서 교모세포종 뿐만 아니라 다른 암에 대해서도 치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인간 교모세포종이 암이 발생한 부위가 아닌 정상신경줄기세포가 존재하는 뇌실하영역에서 암 발생이 시작된다는 암 발생의 획기적인 발견”이라며 “암 조직에 쏠려있는 암 연구를 암의 기원이 되는 조직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암 치료의 비밀을 풀 수 있다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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