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치료 관련 상담·교육료 등 수가 보완 절실'
학회, 전국 25개병원 임상연구 결과 발표···'산정특례 대상 됐지만 갈 길 멀다'
2017.11.07 06:12 댓글쓰기

면역 조절기능의 이상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건선’에 대해 전문가들이 조기 진단 및 지속적인 치료, 인식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6일 대한건선학회는 간담회를 통해 전국 25개 병원에서 성인 건선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전국 규모 공동임상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학회 발표에 따르면 국내 건선환자는 20대에 병이 시작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50대 연령의 환자 군이 가장 많았다.


사회·경제적 활동량이 가장 높은 20~40대의 젊은 건선환자가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이 질환이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실제 국내 인구의 0.5~1%에 해당되는 25~50만명의 환자가 건선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피부 병변 자체로 괴로움을 겪으며 사회생활과 생업에 지장뿐만 아니라 대사이상 질환 및 심혈관 질환 등 전신적 동반질환으로 이중고에 시달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문조사에서 발병 1개월 이내에 병원을 찾은 환자는 전체의 30.8%에 불과했다. 21.5%의 환자는 발병 후 1년이 지나도 병원을 찾지 않았다.
 

많은 환자들이 질환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조기치료의 시기도 놓치고 있었다. 또 환자들은 피부과 전문의의 제대로 된 치료가 아닌 잘못된 방법에 사용한 경제적 비용의 낭비도 상당했다.


대한건선학회 송해준 회장(고대구로병원)은 “국내 건선환자 들에게 올바른 질환 및 치료 정보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할 필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산정특례 대상질환 포함되면서 환자 본인부담률 10%로 경감


건선의 중증도를 확인한 결과 환자의 약 25%가 중등도 이상(PASI점수≥10)의 건선을 앓고 있으며,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었다.
 

이 같은 중증 건선일수록 동반질환의 발생이 더 증가되는 것으로 밝혀져 조기 진단, 지속적인 치료와 함께 질환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더 없이 중요하다.


지난 6월부터 ‘중증 건선’이 산정특례 대상 질환에 이름을 올리면서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이 크게 줄었다.


다만 이 산정특례제도의 적용을 받는 환자는 전신약제 치료와 광선 치료를 각각 3개월씩 총 6개월 이상 받고도 체표면적 10% 이상, 건선 중증도 점수 10점 이상 수준으로 호전이 없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부작용으로 특정 약제나 광선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는 가능한 한가지 치료를 6개월간 시행하는 사례가 해당되며 조직 검사 소견이 필요하다.


대한건선학회 박혜진 기획이사(일산백병원 피부과)는 “중증건선 환자들은 그 동안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혜택을 통해 더 많은 치료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전했다.


그는 “다만 산정특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의 치료를 단계적으로 진행하면서 질환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 현재 질환의 상태에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건선 환자들이 적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수가 등 제도적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바른 정보 제공을 위해 학회 차원에서 오프라인 건선교실과 온라인 공간을 마련, 환자들의 자존감 회복과 일반인들의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학회차원의 정보 제공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증건선에 대한 산정특례 적용이 보다 체계화되고 정확한 환자평가가 이뤄지려면 중증도 평가료와 상담료, 교육료 등 수가체계에 대한 정비도 필요해 보인다.


송해준 회장은 특히 “건선환자의 중증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체포면적을 재야 하고 PASI 점수도 매겨야 하는데 최소 10분이 소요된다”면서 “현재의 3분 진료 환경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환자수를 줄여야 하는 만큼 이에 걸맞는 수가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교육수가는 17가지 질환에만 마련됐다. 피부과 영역에서도 아토피와 건선처럼 교육이 절실한 질환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건선 치료는 장기전이기 때문에 설계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를 위한 수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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