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비정형약물, 정신분열병 초기 투여'
2002.10.18 01:14 댓글쓰기
올란자핀과 같은 비정형약물을 최대한 증상 초기에 투여하는 것이 정신분열병 치료에 효과적 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릴리가 초청, 대한정신약물학회 추계학술대회 강연차 방한한 정신약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윈스턴 쉔 박사(대만의과대학)[사진]는 17일 이같이 밝혔다.

쉔 박사는 "망상, 환각, 환시 등의 양성반응은 약물을 단기간 투여하게 되지만 우울증이나 고립되고자 하는 경향 등 30여가지가 넘는 정신분열병 음성 증상은 약물을 장기간 투여해야 하므로 장기간 효과를 얻으려면 최대한 초기부터 투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정형약물(Atypical)은 도파민을 차단, 프로락틴 호르몬을 증가시켜 성기능이나 운동 장애 등의 부작용을 유발시키는 정형약물(typical)에 비해 훨씬 부작용이 낮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비정형약물 중 올란자핀의 경우 리스페리돈이나 퀘타야핀 등 다른 약물과 달리 성기능 장애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밝혀져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쉔 박사는 "정신병을 발병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할 경우 환자 질병 경과는 물론 경제적 부담과 관련해서도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쉔 박사는 "다른 질병과 달리 전형적 증상이 없는 정신분열병의 경우, 조기자가진단이 어려울 뿐 아니라 정신분열병환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폐쇄적 인식으로 조기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거의 드문 실정"이라고 그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어 "정신분열병의 조기 진단 방법으로 문진 등을 들 수 있지만 현재 뚜렷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미국 등 타 국가에 비해 정신분열병환자에게 남는 오점이 크게 작용해 본인과 가족들이 그냥 침묵하고 마는 경향이 있다"고 쉔 박사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특히 쉔 박사는 올 9월 자이프렉사를 포함한 모든 비정형약물에 대해 1차 약제로 구분 고시된 대만의 예를 설명, "한국에서 자이프렉사 약물에 대해 보험적용 중단으로 약제선택을 제한한 것은 환자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효과적인 정신분열병 환자치료를 위한 초기약물투여 등이 가능해지려면 정신분열병도 단지 하나의 질환에 불구하다는 점을 일반인 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공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정신분열병을 치료가 불가능한 '증후군(syndrome)'이 아닌 치료 가능한 '병(disease)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정신분열병 환자 중 1~2% 정도만 장기 치료를 받을 뿐 나머지는 모두 치유가 가능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쉔 박사는 18일 대한정신약물학회 추계 학술대회에 '정신병 초기 진단과 치료의 최신지견' 을 발표할 예정이며 서울대병원과 대전 정신분열병 연구회에서 '항정신병 약물의 부작용'에 관해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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