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노성훈교수 '위암수술시 비장절제 불필요'
2001.06.26 02:50 댓글쓰기
상부 위암 환자의 수술시 비장을 함께 절제하는 것이 재발을 줄이거나 예후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새로운 사실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연세의대 노성훈 교수팀이 1987년부터 1월부터 1996년 12월까지 10여년간 세브란스병원 외과에서 위전절제술을 시행받은 1034명의 환자 가운데 비근치적 수술을 받았거나 비장 이외의 장기를 절제한 경우등을 제외한 665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노 교수팀은 이들 환자를 비장 적출군과 비장 보존군으로 나눠 1기부터 4기까지의 위암 진행 정도에 따라 병기별 재발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1기의 재발율은 4.3% : 0%, 2기는 33% : 25%, 3기는 48.9% : 33.3%, 4기는 57.4% : 65.5%로 비장 적출군과 비장 보존군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기별 생존률에 있어서도 1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이 89.8% : 94.6%, 2기는 67.9% : 75.3%, 3기는 43.4% : 46.5%, 그리고 4기는 17.4% : 5.2%로 각각 조사돼 비장 적출군과 비장 보존군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이밖에 비장 적출군과 비장 보존군의 재발 양상은 ▲국소재발 18.2% : 20.6% ▲복막재발 38.2% : 38.2% ▲혈행성재발 24.1% : 17.6% ▲다발성재발 17.1% : 17.6% ▲원격림프절재발 2.4% : 5.9%로 각각 나타났다.

이와 관련 노교수는 "이번 연구는 위암 수술에서 비장의 합병 절제가 치료 결과를 바꾸지 못함을 보여준 것"이라며 "암세포가 비장 주위 림프절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림프절 완전절제를 위해 비장을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한 반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위암 수술시 해부학적인 림프액의 흐름에 근거해 상부 위암이나 진행성 위암 등의 수술시 좀더 철저한 림프절 완전절제를 위해 비장을 함께 떼어내 왔으며, 이러한 림프절 완전절제가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데 필수적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처럼 비장을 떼어내는 경우 복강 내 출혈이나 감염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했고, 특히 비장의 면역학적인 기능이 종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규명이 안 된 상태라 이에 대한 논란이 제기돼 왔다.

노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단일병원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 많은 환자를 표준화된 술식에 의해 수술해 얻은 결과로써 위암 수술시 비장 제거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님을 입증한 것이다.

노 교수는 "암으로 비장의 면역학적인 역할과 위암 환자에서 비장이 암자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해 비장 보존의 의의를 보다 정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노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외과종양학회 잡지(Annals of Surgical Oncology) 6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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