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복부수술 결과 상관없다'
2001.05.21 13:16 댓글쓰기
그동안 세계의학계에서 비만환자가 복부수술을 받으면 정상환자보다 결과가 안 좋다고 보고해왔으나 한 국내 의학자가 이같은 정설을 뒤집어 화제가 되고 있다.

21일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의대 노성훈 교수팀(외과학)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제 4회 국제위암학회 학술대회에서 '비만이 위암환자의 장기생존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을 발표, 비만환자의 위암수술 후 결과는 정상환자에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노 교수팀은 이 논문을 통해 수술 후 장기생존에도 비만이냐 아니냐보다는 오히려 의사의 경험과 숙련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 대회기간 중 최우수논문에 수여하는 '포스터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독일이나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학계에서는 비만이 위암환자의 수술에서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이는 비만환자의 경우 복부수술시 복부의 두꺼운 지방층 때문에 수술시야가 깊어지고 수술부위로의 접근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수술에 따른 각종 조작이 어려워 출혈이나 상처, 감염 등의 합병증이 많이 발생한 때문이다.

노 교수팀은 지난 91년 1월부터 96년 12월까지 세브란스병원 외과에서 위암수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체질량지수(비만도 측정지수)가 20㎏/㎡미만인 마른 환자들을 제외한 1,597명을 대상으로 비만집단(체질량지수 25㎏/㎡이상)과 정상집단(체질량지수 20㎏/㎡이상 25㎏/㎡미만)으로 나눠 연구했다.

그 결과 체질량지수가 증가할수록 잘라낸 림프절의 개수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으나, 수술시간이나 수혈빈도, 합병증의 발생 등에서는 두 집단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 교수팀은 이 기간동안 위암 1기부터 4기까지 위암 진행정도에 따라 나눈 병기별 생존률에서는 비만집단과 정상집단간에 차이가 없어 비만이 위암환자의 수술 후 결과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노 교수는 "비만환자에 있어서 비만보다는 외과의사의 경험이나 숙련도와 같은 치료요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또한 "우리나라는 서구에 비해 위암환자가 많기 때문에 외과의사들이 많은 경험을 쌓고 숙련되어 있어 비만으로 인한 수술의 어려움도 극복하고, 정상환자에서처럼 광범위한 림프절 절제술이 가능했기 때문에 비만군에서의 치료결과가 정상군과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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