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진료현장 활용, 기대반 우려반 여전
삼성서울병원 유준상 교수, 의료진 대상 설문···'시스템 신뢰가 최우선'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인공지능의 진료현장 적용을 놓고 여전히 의료진의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의료 AI에 대한 의료진 신뢰가 최우선이라는 주장이다.
삼성서울병원 유준상 교수는 13일 열린 대한의료정보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응급/중환자 대상 의료진이 인식하는 의료인공지능: 질적연구’라는 제하의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유 교수가 의료진을 대상으로 의료AI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단 의료진은 임상현장에의 AI 활용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환자와 의료진, 의료기관 모두에게 여러 장점이 있을 것이라 응답했다.
유준상 교수는 “환자는 섬망 발생률 등이 줄어 기본적으로 고통이 감소하고, 재원기간과 의료사고 발생률도 자연히 줄어들 것”이라며 “불필요한 투약 예방, 대기시간 감소 등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은 특히 업무효율성 향상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AI가 반복적 업무를 대체할 수 있어 업무량이 줄어들면 인력관리나 상담, 연구 등과 같은 부분에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관 역시 수익증가와 비용감소를 통한 재정적 이득과 함께 병원 이미지 제고와 부서 효율성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환자 악화 상태 감소로 의료소송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임상에서 AI 활용은 장점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우려 또한 높았다. 의료진은 AI가 본인들의 업무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크게 주목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는 “AI는 기록된 정보만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의학적 판단 시 의료진간 구두로만 공유한 정보들이나 EMR에 넣지 못한 정보, 감정적 정보 등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호흡기내과 임상교수 또한 “하루에 4번씩 재던 혈당을 AI 알고리즘을 따라가려면 한 시간마다 재야 하기 때문에 업무 과부하가 생긴다”며 “인공지능이 채혈까지 완전히 다 해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용을 회피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 외에도 의료진은 의료AI가 의사의 행동을 제약하거나 환자와의 신뢰를 저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진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의료 인공지능의 성공적 임상 이행을 위해 알고리즘이 의료진에게 신뢰를 얻는 게 우선이라고 언급했다.
유준상 교수는 “업무 흐름과의 통합, 제도 정비, 적정 수가 등 현실 적용을 위한 여러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의료진은 시스템 정확도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위해 인공지능은 데이터상의 오류를 잡아내는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위험이 크지 않은 선에서 시작해 효과가 나타나면 사용을 점차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임수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