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국내 연구진의 자가염증성질환의 난청 진단과 치료 관련 공동연구에서 세계 최초로 유전자에 기반을 둔 정밀의료적 진료 가이드라인이 정립됐다.
특히 연구에선 난청 분야의 화두 중 하나인 자가염증성질환 난청 환자들에 대한 개인맞춤형 정밀 의료 구현 근거 제시와 인공와우 이식이 청각 재활기법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됐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원장 나용길)은 이비인후과 김봉직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한 해당 연구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3일 밝혔다.
달팽이관(와우) 손상에 따른 진행성 감각신경성 난청은 약물 치료가 쉽지 않아 보청기 사용이나 인공와우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진행성 난청은 자가염증성질환(Cryopyrin-associated periodic syndrome, CAPS)의 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치료제 사용이 청력 호전에 효과가 있는 경우도 보고된다.
자가염증성질환은 ‘NLRP3’라는 유전자 이상으로 자가염증을 일으키고 발열, 관절염 등의 전신증상 유발과 함께 난청 발생까지 관여한다. 최근에는 전신증상 없이 난청만 일으키는 자가염증성질환(DFNA34)이 보고되기도 했다.
이 같은 자가염증성질환 치료제로 기존 류마티스 관절염에 사용되던 항염증제인 아나킨라(Anakinra)가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고 난청도 이 약물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청각 임상 양상과 약물 효과, 특히 예후인자에 대한 연구는 제대로 진행된 바 없다.
김봉직 교수 연구팀(제1저자 김봉직 교수)과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교신저자 최병윤 교수),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이소영 교수 연구팀(제1저자 김영호 전공의, 교신저자 이소영 교수)은 17명의 자가염증성질환 환자 및 가계(家系)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자가염증성질환에서의 난청 양상, 약물치료 효과, 난청 예후인자와 함께 청각 재활방법으로 인공와우 수술 결과를 보고, 자가염증성질환 난청과 치료에 있어 유전자에 기반을 둔 정밀의료적 진료 가이드라인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NLRP3 유전자 문제, 부모 대에는 없고 자식 대에서만 생기는 발병 양상
또 자가염증성질환 원인으로 ‘NLRP3’ 유전자 문제가 절대적이고 부모에는 나타나지 않고 자식 대에서만 나타나는 발병양상을 보고했다.
아나킨라를 이용한 약물 치료는 진단시 청력 상태와 MRI에서의 달팽이관 조영(造影) 증강 여부가 청력의 예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유전자 돌연변이의 조기 진단으로 조기 치료를 시행, 난청 진행을 억제할 수 있고 환자에게 시행한 인공와우 이식을 통해 성공적인 청각 재활 결과를 얻어 자가염증성질환에서도 고도 난청 환자는 인공와우 이식을 적극 고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김봉직 교수는 “난청 환자의 임상 지표와 수술에 이르기까지 진료의 모든 부분을 망라하는 정밀의학적 접근법의 근거를 제시한 것은 물론 성공적인 수술 결과를 세계 최초로 체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난청 환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효과를 거뒀다”고 의미를 부였다.
그는 “혈액검사, 영상검사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인공와우 수술을 포함한 철저한 개인 맞춤별 치료를 시행하는 만큼 적기에 치료를 받으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류마톨로지’(Rheumatology)와 ‘오톨로지 앤 뉴로톨로지’(Otology and Neurotology) 최신호에 각각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