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의료기관 수장을 선출하는 서울대병원장 선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서울대병원장 선출 역사 상 처음으로 연임되면 임기 중 정년을 맞는 부담을 않고 출마한 오병희 원장의 재선 가능성과 함께 막판 예상치 못했던 대통령 주치의 서창석 교수의 출마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서창석 교수가 지난 2월 말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서울대병원장 출마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의중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번 선거가 싱겁게 끝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가장 젊은 연령으로 서울대병원의 개혁과 혁신을 주창하며 지난번 선거에서 예선 1등을 하고도 본선에서 낙마한 방문석 교수의 재도전도 젊은 교수들을 포함,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끄는 행보 중 하나다. 대한민국 외과 의사의 롤모델인 노동영 교수의 분투 역시 기대되는 대목이다.
28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3월21일부터 25일까지 제17대 병원장 후보자 모집 마감 결과, 김중곤 교수(소아청소년과), 노동영 교수(외과), 방문석 교수(재활의학과), 서창석 교수(산부인과), 오병희 교수(순환기내과) 등 [사진: 왼쪽부터 가나다 순] 최종 5파전으로 치러진다.
이상 5명의 교수들은 각자 제안서를 통해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서울대병원을 이끌어 갈 청사진과 복안을 제시, 적임자임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병원 이사회는 오는 4월1일 회의를 열어 추천위원회를 통해 3명의 복수 후보를 추천하고 이후 교육부 장관이 제청한다.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면 오는 5월 31일부터 3년 임기가 시작된다.
사실 이번 선거는 당초 예상됐던 김중곤 교수, 노동영 교수, 방문석 교수 외 현 오병희 원장이 연임을 염두에 두고 도전장을 내밀며 안팎에서는 상반된 시각이 제기됐다.
만약 연임에 성공한다면 처음으로 정년을 넘긴 사례로, 관례에 없었던 만큼 오병희 원장으로썬 부담감을 떨치기가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취임 초기부터 경영 정상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은데다 앞으로도 연속성을 가지고 서울대병원을 이끌 것이란 대목에서 연임 가능성을 높여왔다는 평가다.
하지만 대통령 주치의인 서창석 교수의 가세는 차기 서울대병원장 선거 판세를 예측불허의 구도로 흐르게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되새기며 다시 한 번 출마를 결심한 다른 후보들도 서창석 교수의 등장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선거에서 비록 1차 관문은 통과했지만 최종 문턱에서 오병희 원장에 패한 아픔이 있는 가운데 청와대 낙점설이 제기되는 인사까지 극복해야 하는 만큼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A 교수는 “국가중앙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청와대의 입김이 전혀 작용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어찌보면 서울대병원의 숙명이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풀이했다.
A 교수는 “만약 국내 최고 기관인 국립대병원 원장 임명에까지 청와대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한다면 내부적으로 기획조정실장, 대외협력실장, 분원 원장 등 보직을 거치며 실무경험을 익힌 다른 후보들 입장에선 납득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B 교수는 “아직 확정져서 언급하기엔 어렵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한편으론 대통령 주치의라는 자리가 그리 쉽게 내려놓을 수 있는 자리는 아니지 않냐”며 “사표까지 제출한 상황이라면 어떠한 셈법인지 지켜볼 일”이라고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C 교수는 “첫 관문인 후보자 추천위원회에서 후보군이 압축되면 대략의 윤곽이 나오지 않겠나”라며 “어떤 인물이 되든 서울대병원을 이끌 리더로서 자질과 역량이 충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대통령 주치의 자리는 서창석 교수가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공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세브란스병원 이병석 교수에 이어 서창석 교수까지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 주치의가 2번이나 바뀌면서 3번재 주치의를 물색해야 된다.
또 오는 30일 시작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멕시코 순방에는 대통령 주치의가 동행하지 않고 청와대 의무실장(현역 군의관)이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