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교육 논란에 휩싸인 서남대학교 사태 해결 임무를 받고 임시이사에 선임된 연세대학교 인요한 교수가 첫 행보로 설립자인 이홍하 前 총장과의 면담을 예고했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 관계 당사자들의 모든 의견을 청취한 후 합당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서남대학교 설립자를 첫 만남 대상으로 지목했다.
그는 무엇보다 편견이 아닌 중립적인 시각으로 서남대학교 사태를 직시하는게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표면적 접근 보다 문제의 근원을 찾겠다는 의지다.
시발은 대학 설립자와의 면담으로 정했다. 설립자가 어떤 이념과 목표로 학교를 세웠는지, 그 취지에 변색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이는 조부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인요한 교수의 할아버지인 윌리엄 린턴(William A. Linton)은 선교자이자 1956년 한남대학교 세운 설립자이기도 하다.
인요한 교수는 조부로부터 교육 받은 설립자의 창학 취지와 이념의 중요성을 서남대학교 이홍하 前 총장에게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인 교수는 “설립자를 만나 왜 서남대학교를 세웠는지, 현재 생각과 향후 계획은 무엇은지 허심탄회하게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남대학교 설립자인 이홍하 前 총장은 교비 등 90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6월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때문에 인요한 교수가 이 前 총장을 만나기 위해서는 구치소에서 면회를 신청해야 한다.
인 교수는 “설립자를 만나러 구치소 가는 일부터 임시이사 업무를 시작할 생각”이라며 “중립적 가치 판단의 선결조건은 대화와 경청”이라고 말했다.
이후 서남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학부모 등과 순차적으로 면담을 갖고 작금의 상황에 이른 배경과 문제점 파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의견수렴 후에는 의과대학 문제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인요한 교수는 “현재 서남의대 학생들이 예수병원에 임상실습과 수련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방법이 최선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남의대 부속병원이었던 남광병원에 대해서는 “오래 전 방문한 적이 있는데 환자도, 의사도 없는 유령병원과 같았다”며 “사실상 병원은 물론 수련기관으로의 역할이 불가한 곳”이라고 못박았다.
인요한 교수는 “임기 동안 서남대학교의 교육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의과대학 문제 해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