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의대 교육부 소송 주체 '예수병원 교수 12인'
원고 적격여부 판결 촉각…법조계 '대리자격 미흡 각하 가능성 높아'
2014.09.12 20:00 댓글쓰기

교육부가 서남의대에 통보한 '의예과 수시 모집정지'에 대해 서남의대에서 파견된 예수병원 소속 교수 12명이 집행정지 가처분 및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 오는 15일 결정을 앞둔 가운데 12명 교수들에 대한 원고 적격여부 추이가 주목된다.

 

교육부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을 정지시키거나 취소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면 그 자격이 인정 돼야 하는데, 사건 당사자인 서남학원이 아닌 예수병원 교수들이 원고적격을 인정받지 못할 시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사라져 자동으로 소가 각하된다.

 

이럴 경우 현재 법원이 효력을 정지해 놓은 교육부의 서남의대 100% 모집정지 처분이 재차 유효화 돼 서남의대 폐과 조치가 다시금 진행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예수병원 교수들의 원고 적격 및 교육부 행정처분 집행정지 여부는 오는 15일 결정되지만, 교육부 및 전문 변호인들은 이들이 원고 자격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서남의대 교수협의회 소속이자 의대 학장인 박경수 교수 마저도 이번 집행정지 및 처분취소 소송의 유일한 쟁점으로 예수병원 교수들의 원고 적격을 꼽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서남학원 및 의대 측은 원고 자격 미달로 소(訴)가 각하돼도 학교법인이 주체가 돼 다시금 행정소송을 이어갈 뜻을 밝혀 서남의대와 교육부 간 법적으로 엉킨 실타래가 쉽사리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법조계 "예수병원 교수들, 서남의대 대체 자격 안돼"

 

모 법무법인 소속 A변호사는 교육부를 상대로 한 이번 행정소송에서 예수병원 교수들은 직접적인 법적 이해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원고 자격이 인정될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법인 서남학원에 소속된 교수 등 소속인이 법인을 위해 소송을 진행할 수는 없으며, 이를 허용케 되면 대표자 즉 서남학원의 지위와 지위권이 박탈되는 셈이기 때문에 예수병원 교수들은 원고 자리에 설 수 없다는 논리다.

 

A변호사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면 행정처분 때문에 법률적으로 구체적인 이익을 침해받는 것이 인정돼야 한다"며 "예수병원 소속 교수 12명이 비록 서남의대에서 파견됐다고 하지만 법적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법인이나 집단이 있고 그 법인에 소속된 직원이나 교수가 있다면 직원 및 교수는 법인을 위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즉 서남의대나 예수병원 소속 교수가 서남학원을 대신해서 행정소를 진행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라며 "다만 이해가 안되는 것은 제소 기간 등 소송 효율 측면에 있어 서남학원이 아닌 예수병원 교수들이 먼저 법적 대응을 했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예수병원 교수들의 원고적격에 대해 행정법원 장승혁 공보판사는 "기본적으로 행정소송에서 원고 자격이 인정되려면 구체적 이익 침해를 입증해야 한다"며 "단순히 반사적으로 손해를 본 것 만으로는 소송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 공보관은 "하지만 이는 재판부가 서남의대 모집정지로 인해 예수병원 교수들이 어떤 불이익을 받는지, 침해되는 이익이 있는지 등 사안을 면밀히 살핀 뒤 결정할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소(訴) 각하돼도 서남학원이 다시 행정소송 제기"

 

서남학원 및 서남의대 교수협의회 측은 설령 예수병원 교수들의 원고적격 박탈로 소송이 기각돼도 학교법인 서남학원이 즉각적으로 행정소송을 다시 제기할 의지를 피력했다.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교육부의 모집정지 처분에 순응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서남의대 박경수 학장은 "예수병원 교수들은 봉급을 서남학원으로부터 받아 왔고 정식 소속된 상태다. 다만 재판부가 이들의 소송 자격을 인정할지는 다른 문제"라며 "15일날 원고적격을 인정받지 못해 소가 각하된다 해도 아마 서남학원이 교육부를 상대로 즉각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 학장은 "만약 예수병원 교수들의 소송 자격이 인정된다면 교육부 행정처분의 집행정지 가처분에 대해서는 여유롭게 승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유일한 쟁점은 원고적격일 뿐, 서남의대는 명백히 예수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모집정지처분을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소송이 각하돼도 학교법인 차원에서의 움직임이 예상되므로, 교육부 시나리오대로 폐과 등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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