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스텐트 협진 '6개월 유예' 엇갈린 명암
흉부외과 '여론투쟁 굴복' 반발 vs 심장내과 '국민 위한 결정' 환영
2014.11.25 20:00 댓글쓰기

정부의 심장 스텐트 협진 의무화 유예 결정을 놓고 이해당사자인 흉부외과와 심장내과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흉부외과의 경우 이번 결정에 아쉬움과 서운함을 내비치면서도 유예기간 종료 시점인 6개월 후 상황에 주목해야 함을 강조했다.

 

반면 고시 시행 목전에서 극적인 결과를 얻어낸 심장내과의 경우 안도의 한숨과 함께 환자 안전을 위한 조치라며 복지부 결정을 반겼다.

 

이번 고시를 지지해 온 흉부외과는 안타깝지만 일단 이번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문가 집단으로서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 것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선 경 이사장은 “고시 발표 이후 그 동안 심장통합진료에 만반의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은 분명 의사들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텐트 협진 준비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복지부가 환자 안전을 위해 내린 결정인 만큼 겸허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예기간 6개월의 로드맵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시간을 과거와 같이 허송세월한다면 동일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우려다.

 

"오해 살수 있어 무대응 원칙 고수했지만 사실 왜곡 더이상 좌시하지 않을 터"

 

선 경 이사장은 “이번 결정이 순환기내과의 고시 철회를 위한 시간끌기 전략으로 악용될 경우 복지부는 이해집단의 여론 투쟁에 굴복하게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장내과의 최근 일련의 행보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 동안 무대응 방침을 고수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그는 “혹여나 의료진 간 밥그릇 싸움으로 오인될 것을 우려해 대응을 자제해 왔지만 심장내과의 여론 호도가 도를 넘어섰다”며 “더 이상 사실 왜곡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텐트 협진이 환자 생명을 위협한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없이 국민을 겁주는 행위다. 전문가로서 이제는 사실을 바로잡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스텐트 협진 제기되는 안전성 문제, 학문적으로 당당하게 논의해야"

 

특히 스텐트 협진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의학적 담판을 제안했다. 소모적 공방 대신 의학자들답게 학문적으로 각자의 주장을 증명해 보자는 얘기다.

 

실제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오는 28일 예정된 '스텐트 고시안에 대한 토론회'에 심장내과 측 참석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회신은 없는 상태다.

 

선 경 이사장은 “심장내과는 더 이상 뒤에서 숨어 동료의사를 폄훼하면서까지 여론을 호도하지 말고 당당히 논의의 장(場)으로 나와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 이후에도 언제든지 원한다면 논의할 의향이 있다”며 “필요하다면 끝장토론도 각오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심장내과 측은 흉부외과의 날선 지적에 즉각적인 반응을 피했다. 복지부 고시 유예 결정에 대해서도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상황 자체로만 보면 심장내과 반발로 인해 복지부가 유예를 결정한 것처럼 비춰지는 만큼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대한심장학회 오동주 이사장은 “이번 복지부 결정은 국민건강을 위해 당연한 조치였다”며 “유예기간 동안 안전한 시술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우려하는 스텐트 남용에 대해서도 자정 노력과 함께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흉부외과와의 협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현 시점에서 언급하기 어렵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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