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당뇨에도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은 지난 4월 한 미국인 암 환자가 펜벤다졸을 복용하고 암이 완치됐다고 주장하면서 국내 암 환자들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와 식약처는 "인간에게는 의학적인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고 부작용 우려가 있다"며 "펜벤다졸을 복용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펜벤다졸은 동물에게서 구토, 설사,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고용량 복용시에 독성 간염이 발생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펜벤다졸 고용량을 복용하고 간독성이 발생한 여성의 사례도 발표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유튜버가 본인이 직접 펜벤다졸을 복용하며 당뇨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실험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해당 유튜버는 "펜벤다졸 복용 후 혈당 관리가 잘 되고 있다며 당뇨에 효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당뇨에 펜벤다졸이 효과가 있다는 의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며 “여러 요인이나 변수가 고려되지 않는 개인 유튜버의 의견을 과신해서는 안된다”고 환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하지만 객관적 근거 여부와는 무관하게 관련 영상들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유튜버가 특정 온라인 사이트를 언급하며 구매처와 복용방법을 안내하는 동영상 조회수는 11일 현재 2만6000회를 넘어섰고, 최다 조회를 기록한 영상은 조회수가 9만여 회에 달한다.
해당 유튜버 영상의 댓글에는 본인들도 복용해보겠다는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고 펜벤다졸의 간 독성 부작용은 거짓이라는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도 공유되고 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포털 사이트 당뇨 관련 카페나 블로그에서도 펜벤다졸이 당뇨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들이 퍼지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관계자는 “펜벤다졸이 1형 당뇨병과 관련해 시도된 연구가 한 건 있었지만 그마저 실패한 것”이었다며 “관리가 쉽지 않은 병이니 여러 방법을 써보려는 환자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입증된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펜벤다졸과 관련해 학회 차원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할지 상의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식약처 관계자도 “기존에 발표한 입장과 달라질 것은 없다. 펜벤다졸은 동물용 의약품이고 암환자든, 당뇨 환자든 사람에게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용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최근 발표한 내용에 펜벤다졸이 위험한 이유에 대해 충분히 안내한 상황이라 당뇨와 관련해서 추가로 입장을 밝힐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