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이 C대학병원 교수를 리베이트 혐의로 조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병원이 이래저래 난처한 상황에 빠진 모양새다.
촉탁의 신분인 교수로 인해 전체 교수가 지탄을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그동안 진행한 리베이트 근절 노력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병원은 “사안의 진행 정도를 지켜보겠다”며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P교수의 리베이트 혐의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반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해당병원 고위 관계자는 “P 교수가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공식입장을 내놓기가 곤란하다”면서 “사안이 명백해지고 법률적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입장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열린 정기 보직자회의에서도 이번 사안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긴급회의가 개최되거나 공식 입장을 의논한 일도 없다”면서 동요하지 않을 것임을시사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병원의 이미지 실추를 걱정하는 한숨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병원의 자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리베이트 수수 혐의로 소속 의료진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번 사안은 빅5 병원의 사례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 화자될 것이란 불안감이 존재하기도 한다.
병원 R 교수는 “P 의사는 촉탁의라 병원의 직접 관리 대상이 아니지만, 계속 병원에서 일해왔던 동문이고 병원과 계약을 맺은 모호한 관계”라면서 “그렇지만 P교수가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이 병원 모든 의사가 그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H 교수는 “혐의가 입증되기도 전에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과 함께 병원명이 거론되고 있다. 병원 이미지만 나빠질까 걱정스럽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종교재단이라 같은 잘못을 해도 크게 혼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일도 얼마나 갈지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개인의 모든 행위를 병원에서 하나하나 관리하기는 불가능하지 않은가”라면서도 “지난번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이후 병원 자체적으로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가 한계가 아닌가 싶다”며 반문했다.
이 병원 재단은 '주변 동료와 협력업체 등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상호신뢰와 윤리경영'을 핵심가치로 내걸고, 이에 대한 직원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온 바 있다.
이번 일로 소속 의사들의 사기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K 부교수는 “리베이트 수수 여부를 떠나 퇴직 후에도 진료를 놓지 않던 선배가 이런 일에 휘말려 개인적인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선배의 소식을 전해 들은 많은 후배들이 한숨부터 쉬었다. 이번 소식을 접한 모든 병원 직원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답답함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