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감염병 신고환자가 전년 대비 2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과 2010년에 걸쳐 발생한 인플루엔자 유행이 종결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저개발국 빈곤병이라 불리는 결핵이 감염병 환자 10명 중 4명을 차지했다. 정부 차원의 결핵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8일 발간 예정인 '2011년도 감염병감시 연보'를 분석한 결과, 전수감시 감염병 신고환자수가 9만8717명(인구 10만명당 195명)으로 2010년 13만3559명(인구 10만명당 266명) 대비 26.1%인 3만4842명 감소했다.
말라리아를 비롯한 쯔쯔가무시증, 렙토스피라증 등 매개체전파 감염병은 감소했다. 반면 수두와 유행성이하선염, 성홍열 같은 예방접종대상감염병은 증가했다.
감염병 환자발생 규모는 결핵이 1위로 3만9557명에 달했다. 총 신고건수의 40.1%로 가장 많았다. 2위는 수두 3만6249명(36.7%), 유행성이하선염 6137명(6.2%), A형간염 5521명(5.6%), 쯔쯔가무시증이 5151명(5.2%) 순으로 다발순위 1-5위에 포진했다.
이들 다발순위 상위 5종 감염병은 작년 전체 감염병 발생건수의 93.8% (9만2615명)를 차지했다.
급성 감염병 수두는 늘고, 인플루엔자는 감소
전수감시 대상 급성 감염병은 2011년 총 5만8265명이 보고돼 2010년 9만6475명 대비 39.6% 줄었다. 이 중에서 수두와 성홍열, 백일해, 유행성이하선염 등 10종은 늘었다. 교육과 홍보에 따른 신고율 증가, 진단기술 발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건당국은 분석했다.
인플루엔자와 말라리아, 홍역 등 16종은 감소했는데, 폭우와 같은 기후변화가 매개체 감소로 이어졌다. 평년 대비 말라리아 매개모기 84%, 일본뇌염 매개모기는 71% 감소했다.
만성 감염병(결핵, 후천성면역결핍증, 한센병)은 총 4만452명이 신고돼 전년 3만7084명 대비 9.1%(3,368명) 증가했다. 증가율은 결핵 9%, 후천성면역결핍증 14.9%, 한센병 16.7%(6명에서 7명)였다.
작년 표본감시에서 전수감시로 감시방법이 변경된 감염병 5종 중 A형간염 5521명, B형간염 1675명, 매독 965명,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 29명(산발성 28명, 의인성 1명) 신고됐다. 웨스트나일열은 신고가 없었다.
신규 추가된 감염병은 제4군 감염병에 5종(라임병, 유비저, 신종인플루엔자, 진드기매개뇌염, 치쿤구니야열)이 있는데, 이중 라임병 2명, 유비저 1명이었다.
환자 사망신고가 기존 제1군감염병과 일본뇌염에서 제1군∼제4군감염병으로 확대됨에 따라 총 536명의 사망사례가 확인됐다. 제3군인 결핵이 340명(63.4%)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후천성면역결핍증 148명(27.6%) , 비브리오패혈증이 26명(4.9%)이다.
국외유입 감염병 사례는 2009년까지 200명 내외로 보고되다가 2010년 335명, 2011년에 349명으로 약 135% 늘었다.
국외유입 감염병은 세균성이질과 뎅기열, 말라리아, 파라티푸스, 장티푸스, A형간염 등이다. 유입 국가는 인도와 캄보디아, 필리핀,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아시아 지역이 많았다. 가나와 카메룬, 케냐 등 아프리카 지역도 포함한다.
법정감염병 전년보다 115.1% 증가
질병관리본부가 법정감염병 표본감시 대상 24종(세분류 63종)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총 5만9389건이 신고돼 2010년 2만7605건에 비해 115.1% 증가했다.
이는 의료관련감염병(2만2928건, 38.6%)과 급성호흡기감염증(1만5558건, 26.2%), 기생충감염증(6종, 2730건, 4.6%)이 신규 감시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는 2010년 겨울철 유행이 2011년 1월부터 2월까지 8주간 지속했다. 예년과 달리 초·중·고 개학과 더불어 유행하던 봄철 유행(3-4월)은 나타나지 않았다. 2011년 12월, 즉 53주차에 유행기준 3.8명을 초과해 겨울철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수족구병은 2011년 4월부터 증가해 6월경 1000명당 29.3명으로 정점을 보였다. 2010년 정점(12.8명/,000명)에 비해 2배나 높은 수치이다.
C형간염 신고건수는 4316건으로 2010년 5629건보다 23.3%(1313건) 감소했으나, 이는 A형간염(제1군으로 변경)과 B형간염이 전수감시로 변경되면서 표본감시기관 수가 대폭 감소한 결과로 보인다. 기관당보고수는 오히려 34.5건에서 43.2건으로 25.2% 증가했다.
급성호흡기감염증은 폐렴 입원환자에 대한 병원체 검사결과, 세균에 의한 감염증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이 양성으로 진단된 자료이다.
작년 7~12월까지 마이코플라스마균 감염증 9362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 3054건, 리노바이러스 감염증 1109건, 폐렴알균 감염증 689건,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증 395건,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감염증 253건,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249건, 사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70건, 클라미이다균 감염증 117건,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감염증 100건, 사람 보카바이러스감염증 60건 순이었다.
기생충감염병은 간흡충증이 20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요충증 331건, 편충증 287건, 장흡충증 78건, 회충증 11건, 폐흡충증 4건 순으로 파악됐다.
성매개감염병은 클라미디아감염증 3172건, 성기단순포진 1988건, 임질 1821건, 첨규콘딜롬 1389건, 연성하감 2건 순으로 보고됐다. 모두 전년 대비 증가세였다.
바이러스성 성매개감염병인 첨규콘딜롬 32.3%, 성기단순포진 26.5%로 전년 대비 증가율을 보였으며, 세균성인 임질은 0.3%, 클라미디아감염증 6.3% 증가했다.
장관감염증은 89개 표본감시기관으로부터 장관감염증 의심환자 또는 장염으로 진단되고 설사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신고 받고 있다. 그 결과, 2611건이 접수됐다.
엔테로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한 포진성구협염은 2654건, 확장성심근병증 86건, 무균성뇌수막염 48건, 급성출혈성결막염 28건이 처음으로 신고됐다. 뇌염과 심근염, 심낭염, 신생아패혈증은 신고가 없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연보는 법률에 따라 전국 보건의료기관에서 신고한 법정감염병 75종(세분류 114종)의 발생현황 통계자료가 수록했다"며 "보건정책 기초자료 등 다양한 목적의 자료원으로 활용하도록 책자와 전자파일 형태로 제작해 각 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