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토당토않는 소리다. 새누리당이 의석 수를 절반도 확보하지 못한 판국에 무슨 가능성이 커진다는 거냐. 누군가의 희망이 담긴 의도적인 소문일 뿐 꿈같은 얘기다.”
전북 남원 소재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A 교수가 최근 본지와의 만남에서 한 말이다.
전남 순천 지역에 의대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공공연히 피력해온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자, 일각에서는 부실 논란의 서남의대가 폐지되고 이 의원의 공약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사실 이는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정현 의원이 지난 19대 국회 활동할 때부터 제기돼온 가설이다.
현행법상 교육부는 기존 대학의 의예과 폐지, 신입생 모집 중단 등의 사유가 있을 때에만 의대 신설을 허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남의대가 현재 정상화 과정도 답보 상태이므로 결국 폐과 수순에 접어들고 이를 이 의원이 꿰차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A 교수는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교육부가 우리학교를 계속 없애려고 했다. 그런데 관계 법령이 없는게 걸림돌이 되자 결국 ‘대학구조개혁법’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19대 국회에서도 이를 못 통과시켰다”면서 "이번에도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구조개혁법은 대학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뒤 이를 토대로 정원 감축을 유도한다는 게 핵심으로, 2013년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과 지난해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이는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 평가사업을 위한 근거법인 만큼 박근혜 대통령도 여러 차례 법안 통과를 강조해왔다. 반면, 무분별한 학과 통폐합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여야 의견이 엇갈렸고 결국 법안은 통과하지 못한 채 표류하게 됐다.
그런데 이번 선거를 통해 여소야대, 제3정당 체제가 구축되면서 해당 법안이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A 교수는 "이 법안은 쉽게 말하면 대기업 구조조정과도 같다. 누군가 피눈물 나게 하는 법안인데 내일 모레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누가 나서서 이를 통과시키려고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통과 못 시킨다. 단지 서남의대 폐과에 따른 다른 수혜를 바라는 사람들의 희망 섞인 이야기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의대 신설이 가능해졌다고 하더라도 순천 지역만 가져가라는 법이 있느냐”며 “다른 지역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힘을 잃어가는 정권의 실세가 무슨 힘이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서남대는 설립자의 1000억원대 교비 횡령 혐의 등으로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이후 명지의료재단과 예수병원유지재단이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인수 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서남의대는 내년 2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인증평가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