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학교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던 명지의료재단[사진 명지병원]에 악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명지 측이 서남대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7일 교육부는 서남대학교 구재단이 제출한 의과대학 폐과와 함께 녹십자병원, 남광병원, 남원병원을 매각해 교육여건 개선에 투입하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구재단의 제안이 확정되면 서남대는 더 이상 재정기여자를 필요치 않게 된다. 서남대를 손에 넣더라도 의과대학이 필요한 명지의료재단으로서는 인수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남대학교 임시(관선)이사회가 예수병원에 힘을 실어 주는 일이 발생했다. 예수병원은 서남대 인수를 놓고 명지병원과 경쟁했던 곳이다.
명지의료재단에 먼저 기회를 부여했던 임시이사회는 23일 “전주 예수병원유지재단과 A건설업체 컨소시엄이 제출한 정상화 방안을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예수병원 컨소시엄은 의과대학을 유지하고 재정기여금으로 62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일단 일시금으로 현금 200억원과 부동산 220억원을 출연하고 2017년부터 매년 40억원씩 5년간 추가 투입하게 된다.
그동안 명지의료재단에 우호적이었던 서남대학교 교수협의회는 예수병원 컨소시엄에 대해 즉각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교수협의회는 예수병원의 정상화 계획서가 타당하고 현실성까지 갖췄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78%의 교직원들이 이에 동의, 컨소시엄과 함께 대학 정상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서정섭 교수협의회장은 “늦은 감은 있지만 지역사회와 서남대가 하나돼 어렵게 결실을 맺은 만큼 교육부와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민의를 적극 수용, 대학 정상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남의대 학부모들은 임시이사회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올해 중 서남의대를 폐과해 학생들이 정상적인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 명지병원과 예수병원 모두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의대생 200여명은 ‘휴학’을 통해 임시이사회 행보에 제동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서남의대 재학생은 지난 2015년 기준 의예과 85명, 의학과 194명 등 총 279명이다.
달갑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마저 잃은 명지의료재단이지만 서남대학교 인수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명지의료재단은 그동안 번번히 반려됐던 정상화계획서를 최근 수정을 거쳐 다시 제출, 임시이사회의 승인을 받았다. 임시이사회는 24일 명지의료재단을 포함한 3곳의 계획서를 모두 교육부에 제출했다.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서남대 구재단, 예수병원 컨소시엄, 명지의료재단의 정상화계획서를 동등하게 놓고 평가하게 된다.
의료계 한 인사는 “이제 공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넘어 갔지만 재정난을 겪고 있는 명지의료재단이 채택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에 제출된 정상화계획서에 획기적 방안이 담겨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