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중년 남성들이 겪는 갱년기 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비전문가의 남성 호르몬 및 유사치료제 투약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30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9 제6회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대한남성과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두 단체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남성들이 증가하면서 일부 비전문가들의 무분별한 의료행위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남성 환자들에게 '기운을 북돋아 준다'며 남성호르몬과 유사치료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처럼 검증받지 않은 의료행위로 인한 피해는 환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동수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회장은 "테스토스테론 저하에 따른 증상은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 아닌 질환의 발생을 알리는 지표"라며 "남성갱년기 질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 진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년男 갱년기 증가 관심 필요"
앞으로 두 단체는 이 같은 비전문가의 의료행위를 막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남성 갱년기는 여성 갱년기에 비해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통계적으로는 흔하다.
경윤수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팀이 지난 2011~2012년 건강검진을 받은 40대 이상 남성 18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4.5%인 630명이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0대가 53.8%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42.5%), 70대(33.6%), 50대(33.5%), 40대(30.1%) 순이었다.
또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한 결과, 10.3%인 187명이 호르몬 보충요법이 필요한 3.0ng/㎖ 이하로 나타났다.
대한남성과학회와 대한남성갱년기학회의 조사 결과는 이보다 더 높았다. 지난 2011년 두 학회가 조사한 남성 갱년기 유병률은 40대(27.4%), 50대(31.2%), 60대(30.2%), 70대(42.0%), 80대 이상(78.8%) 등으로 조사됐다.
이날 행사에서 이동섭 가톨릭대학교 비뇨기학과 부교수는 "외국 연구에 따르면 40세 이상부터는 8년이 지날 때마다 유병률이 2배로 높아진다"며 "중년 나이대에 접어든 남성은 갱년기 증상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행복한 중년 이후 삶을 위한 남성 갱년기 극복'을 모토로 한 성명문을 발표한 두 단체는 ▲테스토스테론 저하와 관련된 남성의 신체 변화에 대한 관심 ▲테스토스테론 저하를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 등에 대한 중년 남성들의 관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