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높은 대장내시경 한번 받는거 매우 중요'
한동수 한양대구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2017.04.15 06:29 댓글쓰기

최근 개그맨 유상무씨가 대장암3기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금 대장암과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대장암 수검률은 5대암에 속하는 다른 암들과 비교했을 때 평균에 훨씬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연속 꼴지를 기록했다.

2013년 기준으로 수검률은 각각 유방암 48.6%, 간암 44.2%, 위암 43.7%, 자궁경부암 38.5%이었으나 대장암은 27.0%은 기록하며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5대 암 평균 수검률이 37.4%인 것과 비교해 봐도 10% 가량 더 낮은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장연구학회는 14일 국제 장종양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15일 춘계학술대회를 갖는다. 이번 학술대회를 끝으로 지난 2년 간 맡아오던 회장직을 넘기고 평회원으로 돌아가는 한동수(한양대구리병원 소화기내과) 회장[사진]을 만나 장 연구 관련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눠봤다.

 

Q.국내 대장암 발생 현황은


전세계적 수치와 비교해봤을 때 국내 대장암 발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서구화된 식습관이다. 대장암은 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등 식생활이 서구화된 나라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나머지는 국내의 경우 의료 환경이 좋아 대장내시경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다. 접근성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내시경 검사를 받게 되고 그만큼 많은 환자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장 연구 최신지견이 있다면


대장암 발생에 있어서 장내 세균 연관성에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예전에는 장내 세균이 대장암과 큰 연관성이 없다고 봤지만 요 근래 세균이 대장암과 관련 있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되는 논문에 따르면 대장암에 걸린 환자들의 경우 특정한 세균덩어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도출된 결과는 없지만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지며 곧 성과가 하나, 둘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종양과 관련해서는 대장암 검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풀어가느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Q.대장암 수검률이 평균 이하 수준인데 이를 높일 효과적인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정부에서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대장암 검진 수검률이 낮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대장암 검진은 1차로 분변잠혈검사를 하고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경우 대장내시경을 실시한다. 하지만 분변잠혈검사의 경우 참여율이 저조해 대장암 예방 효과가 크지 못했다. 이에 대장내시경을 대장암 1차 검진으로 하는 것에 의견이 모아져 시범사업을 하게 됐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의 검진결과 데이터를 한꺼번에 모아 관리할 수 있는 센트럴 DB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미 대장암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 대만, 싱가포르, 헝가리의 경우 이런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는 건보공단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 있어 여건이 좋다.
다만 데이터 입력치만 조금만 손보면 대장암을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데이터가 축척·집약돼 있기는 했지만 그 데이터들을 추출해 이용하고 있지는 못했는데 지금까지 모인 데이터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과체중이거나 당뇨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대장암 리스크가 높은데 시스템이 구축되면 이런 고위험군 관리도 더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부처 간 협조와 논의도 필요하고 개인정보보호법상 문제도 해결해야한다. 그러다보니 진행이 조금 지연된 것은 있지만 센트럴 DB 시스템은 꼭 필요하다.
 

Q.궤양성 대장염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판이 갖는 의미는

장연구학회에서 2009년과 2012년 진단·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올해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치료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버전이 나온 것이다. 최근 장 관련 질환 치료 방침이 수시로 바뀌고 있으며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치료 패턴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그래서 혼란을 줄이기 위해 학회에서 1년 반 정도 준비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Q.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장암의 경우 조기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질 높은 대장내시경을 꼭 한번 받으라고 말하고 싶다. ‘질 높은’ 내시경이라는 것은 대학교수에게 내시경을 받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환자는 내시경 검사 때 깨끗하고 완벽하게 장청소를 해오고 의사는 최대한 장 끝까지 천천히 충분한 시간 여유를 가지고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제대로 내시경을 받아야 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한 번 제대로 검사를 받으면 대장암으로 사망할 확률을 1/3 수준으로 낮출 수 있고 검사한 시기로부터 10년까지는 대장암 관련 질환에 대해 안심할 수 있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암 조기검진사업에만 잘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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