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보건소장 '우선 임용권' 위태···전방위 압박
권익위·국회·법제처 등 '제도 개선' 권고···한의계도 '문호 개방' 촉구
2018.06.28 12:0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김진수 기자] '의사 보건소장 우선 임용' 논란이 재가열 되고 있다. 의료계는 어떻게든 해당 제도를 사수하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당 부분 기울어진 모습이다.

실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6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보건소장 임용 시 의사를 우선 임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시정을 권고했다.
 

국회 역시 2013년과 2014년 국정감사를 통해 보건소장 임용기준을 한의사와 치과의사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복지부에 해당 법령에 대한 개정을 주문한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법제처가 ‘보건소장 임용자격을 의사면허 소지자로 제한’ 하는 현행 규정(지역보건법시행령 제13조 1항)을 반드시 정비해야 할 불합리한 차별법령으로 지정 및 발표했다.
 

법제처는 “의사면허가 있는 사람을 보건소장으로 우선 임용하도록 함에 따라 한의사와 치과의사, 간호사 등 타 직역의 의료인 차별이 있으며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한의계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공론화가 이뤄진 만큼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해당 규정을 뜯어 고치겠다는 각오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는 28일 국민건강증진 차원에서 ‘의사 보건소장 우선 임용’ 법령 개정의 즉각적인 이행을 촉구했다.
 

한의협은 “지금까지 보건의료계와 정부부처, 국회 등에서는 보건소장에 의사를 우선 임용한다는 규정에 대한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법령 개정이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 및 정부기관의 잇단 권고와 시정 촉구에도 의료계의 이해할 수 없는 반대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안일함 속에 아직까지도 개정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의계는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국무총리실 등에 해당 규정 개정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의협은 “의료인의 전문성과 지방자치단체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규정으로 보건소장 임용이 늦어지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보건소장 임용자격을 의사면허 소지자로 제한하는 법령이 개정됨으로써 보건의료 분야에서 특정 직역에 특혜를 부여해왔던 적폐들이 깨끗이 청산되는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심상찮은 분위기가 형성되자 의료계도 맞대응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부회장은 지난 27일 법제처 앞에서 의사 보건소장 우선 임용에 대한 차별법령 선정과 관련해 선정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필수 부회장은 "보건소장은 지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자리인 만큼 의사면허 소지자를 임명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의사를 보건소장에 우선 임용하는 것은 의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지역민에 대한 공중보건서비스 질을 담보하기 위함"이라며 "의협은 보건의료 업무영역을 파괴하고, 보건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는 정책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254개 보건소 중 의사가 보건소장을 맡고 있는 곳은 108곳(42.5%)이다. 나머지는 146곳은 관련 직렬 공무원이 수행 중이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