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체절명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 외과를 이끌게 된 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신임 이사장(순천향대부천병원장)의 취임 일성은 결연했다.
신응진 이사장은 대한외과학회 회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작금의 상황을 개탄하고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위해 사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그는 “그동안 학회는 수술현장의 인력 부족과 그에 따른 국민 생명권 위협을 경고했지만 울림없는 메아리에 그쳤다”며 “정부 무관심에 외과 현실은 더욱 열악해졌다”고 힐난했다.
이어 “철책선을 지키는 군인과 24시간 대기가 일상인 소방관처럼 사명감으로 묵묵히 수술방을 지켰지만 그 결과는 필수의료 인력에 대한 푸대접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필수의료는 어떠한 대가가 들더라도 유지시켜야 하는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료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사들이 사명감으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처럼 안이하게 여겨왔다는 지적이다.
그는 “혹여 수가 얘기라도 꺼내면 돈만 밝히는 이기적 집단으로 매도하는 인식과 정책 결과가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 필수의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쌍꺼풀 수술의 1/3도 안되는 맹장수술 비용으로 필수의료 사수 가능할까?"
이어 “쌍꺼풀 수술의 1/3도 안되는 맹장수술 비용으로 필수의료를 사수하라는 현 수가 정책에 더 이상 외과 의사들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응진 이사장은 작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학회 차원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아울러 외과의사들 모두 푸념과 한숨을 거두고 학회를 중심으로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필수의료 정책에 외과를 대표해 적극 참여하고 개선을 이끌어 내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외과의사가 제대로 대접받는 시대가 열리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외과의사들이 진료실, 수술실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외과 현실과 노력을 적극 알리고 제도권에 열심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응진 이사장은 “거친 비바람과 태풍, 폭우 속에서도 달콤한 과실을 수확하는 것은 농부들의 정성 어린 관심과 보살핌 덕분이지 그 과실이 저절로 달콤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외과학회 회원들 모두 현실의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시키기 위해 회무에 적극 참여해 힘을 모아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응진 이사장은 최근 열린 대한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신임 이사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임기는 2022년 1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2년이다.
그는 대한외과학회 이사,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 대한암학회 이사, 대한병원협회 이사, 대한수련병원협의회장 등을 역임하며 외과학 및 국내 의료계 발전에 헌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