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가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세미나를 개최했다.
4일 한국바이오협회가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WAY홀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정부지원 현황과 최신 트렌드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 마련됐다.
세미나에는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 송영진 산업통상자원부 과장, 이광준 질병관리청 과장, 박진호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 오범조 서울대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바이오 산업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과감한 투자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선두에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후발주자라고 해도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에 대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세계에서도 구각을 드러낼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들로 이루어진 생태 환경을 일컫는데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인간 유전자 2만개)보다 더 많은 미생물(2백만~2천만개)이 우리 몸에 존재한다.
이들은 위장관에서 발생하는 면역반응과 질환뿐만 아니라 뇌, 간, 폐 등 인체 대부분의 장기에서 발생하는 질환에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형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바이오PD, 이광준 질병청 과장 등이 마이크로바이옴 국내 연구 동향, 정부 운영 계획을 공유했다.
김형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바이오PD는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6개 부처와 인체질환 극복 마이크로바이옴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2025년부터 오는 2032년까지 진행되며 예산 규모는 4000억원 규모다.
이광준 질병청 과장은 “마이크로바이옴 활용 치료제 연구들이 실질적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치료제 등 의약품에 시장성이 많이 있고 연구도 이쪽으로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과기부 등 기초연구에 쏠린 예산 투자에 대해서는 “과기부에 예산이 쏠려있다고 뺏어오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초 연구들이 많이 진행됐기 때문에 목적에 맞는 응용,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기부, 복지부, 질병청 등 6개 기구에서 예산을 가지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정부 부처들도 하나로 의견을 모아가기 위해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체 내 공생 미생물, 생존 중추 역할 하게 될 것"
이날 박진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마이크로바이옴 : 새 봄을 여는 리더가 될 것인가’, 오범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마이크로바이옴:뇌질환에 대하여’를 주제로 진행됐다.
박진호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병원에서 유전체를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유전자 한계를 느끼게 됐다”며 “이후 마이크로바이옴으로 넘어와서 관심을 가지게 된 듯 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미생물이 질병에 연관된다는 얘긴 과거부터 있었다. 현대에 와서 균(菌)에 의한 사망은 줄었는데 이상하게 제1형당뇨, 알츠하이머 등 면역질환이 확 뛰어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장내 미생물 환경이 바뀌면 다양한 기전으로 문제를 일으키는데, 어릴 때 어떤 환경에서 어떤식으로 노출되느냐가 결국은 질병을 일으키는 이유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교수는 장내 미생물 환경에 의해 생기는 다양한 기전이 암을 유발하고, 각종 정신질환 등 상황에 대해서도 인체 내 공생 미생물이 생존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봤다.
박 교수는 “미생물 조성의 변화는 여러 질병의 예방, 발생, 예후에 큰 역할을 한다. 미생물 발견에 대한 기초의학 노력이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결국 효과적인 예방·치료제 개발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범조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과 뇌 질환 연관성을 주제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강연을 진행했다.
오범조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생물학과를 먼저 나왔고 개인 차이의 변동성이 큰 부분이 대변 장내 미생물이라 관심이 있었다”라며 “연구 시작은 장내 미생물에 뭐가 있는지 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내 미생물이 사람을 완전히 뒤 흔들어 놓기는 힘들 것”이라며 “다만 장내 미생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그 영향을 알고 정신질환, 우울함, 두통과 연관성 등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정신과 질환은 쉽게 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생물만으로 제대로 된 결과를 못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신 질환과 관련해 미생물 효과를 알아나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오 교수는 “중국에서 나온 논문들의 경우 정신분열증에 대해 치료 타깃이 나올 것이란 예상도 한다”라며 “다만 그것보다는 운동신경에 영향을 주는 파킨슨병 치료의 경우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