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희귀 뇌종양 수술 결과 '예측지표' 발견
서울대병원 피지훈·팽진철 교수팀, 메티오닌 대사 상관관계 규명
2022.11.29 09:49 댓글쓰기

예후가 좋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빈번하게 재발하는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DNET)’ 예후를 예측할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팀이 종양 재발 위험과 관련된 영상검사 지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하면 환자마다 적절한 수술법을 효과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피지훈 교수와 핵의학과 팽진철 교수팀은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 환자의 메티오닌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MET-PET) 데이터 분석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은 소아청소년에게 주로 발병하는 희귀한 뇌종양이다. 통증이 없고 진행이 느리며, 수술 후 종양이 일부 남아있어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얌전한’ 종양으로 불린다.


그러나 연구팀에 따르면 이 종양 재발은 알려진 것보다 빈번했다. 수술 받은 환자의 20~30%에서 재발이 일어났다는 해외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5명 중 1~2명이 수술 후에도 종양이나 경련을 다시 겪는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재발성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에는 다른 종양과 구별되는 대사적 특징이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MET-PET) 검사를 통해 종양의 대사 활동을 분석했다.


MET-PET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메티오닌’ 기반 방사성의약품을 주입하고, 이 약품이 분포된 모습을 촬영하는 뇌종양 검사기법이다. 


종양세포는 MET-PET 영상에서 주변에 비해 밝게 보이는데, 종양에서 메티오닌을 많이 흡수해 대사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의 메티오닌 흡수량과 수술 후 임상 사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수술 받은 환자의 MET-PET 검사 데이터 27개를 분석했다. 


데이터는 ▲전절제술(10개, 종양·위성병변 모두 제거) ▲불완전절제술(17개, 위성병변 또는 종양 일부 잔존)로 구성됐다.


분석 결과, 종양 메티오닌 대사가 활발했던 환자 중 ‘전절제술’로 종양이 완전히 제거된 환자는 아무도 수술 후 재발이나 경련을 겪지 않았다.


반면 불완전절제술을 받았으며 종양 메티오닌 대사가 활발했던 모든 환자는 수술 후 경련 또는 종양 재발을 겪었다. 


불완전절제술을 받았지만 메티오닌 대사가 낮거나 보통 수준이었던 환자는 약 27%에서 임상사건이 나타났다.


즉, 메티오닌을 많이 흡수해 종양 대사가 활발한 환자는 수술 후 종양이 남아있을 경우 재발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커진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피지훈 교수는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 환자의 수술 예후를 예측하고, 전절제술이 필요한 사례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 의미를 밝혔다.


이어 “다른 종양과 구별되는 희귀한 종양인 배아 이형성 신경상피 종양에 대한 이해를 한 층 높일 수 있었다”며 “향후 유전체 분석 기술과 접목한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핵의학(Clinical Nuclear Medicine, IF=10.78)’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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