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건강보험 새 판 모두에 득(得)'
2011.12.05 21:02 댓글쓰기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대선 후보를 역임한 정동영 최고위원(민주당)의 1인시위를 촉발한 건강보험통합 관련 헌법소원에 대해 "보험자와 의료공급자, 국민에게 모두 이롭다"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경 회장은 지난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1인시위를 진행한 정 최고위원을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으나, 10분간 훈계를 들어야 했다.

그는 같은 장소에서 1인시위를 벌이며 헌법소원이 정치적인 의제로 부상하는 데 단호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경 회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인시위를 벌인 배경과 헌법소원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과 직장·지역가입자 모두가 만족하는 건강보험 체계를 위해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경 회장은 평소 헌법소원에 관한 언급을 피해왔다.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 사안이 이슈화 조짐을 보이자 오해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경 회장은 "내가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공급자와 가입자 모두가 만족하는 건강보험 시스템을 새롭게 모색하자는 것"이라며 "문제가 되는 부분을 개선하고, 새로운 틀을 짤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경 회장에 따르면 수년간 헌법소원을 진행하면서 위헌 결정에 대비해 전문가들 의견을 수렴한 대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묻는 질문에는 "헌재 결정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답변을 피해 갔다. 의협은 이번 주 상임이사회의에서 관련 대안을 상정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 회장은 정 최고위원이 대북전문가인 만큼, 대북 관련 의료활동에 의협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손을 내밀었다. 다만 건보통합 등의 문제는 전문가에게 맡겨달라고 했다.

그는 "지금 북한의 어린이들이 얼마나 힘든가. 정 최고위원은 큰 틀에서 정치해야 한다"며 "대북 필수예방접종에 관한 얘기가 있으면 의료계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통일 이후의 독일의 예를 들며 "통일세의 상당 부분이 의료비에 들어갔다. 장기적으로는 통일 이후의 건강보험 시스템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인시위를 벌인 것은 정치적으로 헌재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문제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헌재 결정이 나오지 않은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 건강보험이 깨질 것이란 주장에는 "위헌 결정이 나온다고 해도 과거로의 회귀는 불가능하다"면서 "국민이 원하고 모두가 만족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그 이상 그 이하의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와 삼성생명이 개입했을 것이란 정 최고위원의 의혹 제기에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단언했다. 건강보험 정책은 의료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며 정치적으로 해석되서는 안 된다는 소신이라는 것이다.

경 회장은 "시한부 건강보험이 아닌가.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의제가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 나는 그 방향성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재차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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