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혈당을 정확하게 측정해야 하는 대표적 만성질환 가운데 하나인 당뇨병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진단기술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특히 환자 혈액이 아닌 소변, 타액, 눈물 등 다양한 체액 검체를 이용한 비침습적 방식을 적용해서 환자와 보호자는 의료진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lobal&-Data에 따르면 세계 진단용 의료기기 시장은 2019년 약 735억 달러(약 85.5조 원)로 최근 5년간 연평균 4.0% 성장했다.
국내 진단기기 시장은 2019년 약 1.5조 원으로 연평균 8.3% 확대되고 있으며, 이중 체외진단기기가 52%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가혈당측정기는 체외진단기기 시장 중 두 번째로 크며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이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기존에 쓰던 진단기기는 식사 전후 및 취짐 전 등 하루 2~4회 정도 채혈을 실시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잦은 채혈로 인한 통증 및 감염에 대한 부담감으로 노약자나 중증환자에서 사용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진단기기 및 장비는 이런 기존 당뇨 진단기기들의 단점을 개선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혈액 이외 소변·타액 등 다양한 체액 검체를 활용, 당뇨병을 효과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비침습적 자가진단 키트를 개발했다.
소재분석연구부 최종순·한도경 박사 연구팀은 혈액과 비교해서 소변 및 타액에 매우 적은 양이 존재하는 당(glucose)을 검출, 효소와 유사한 촉매 성질을 가진 백금 나노 고분자 기능성 복합소재를 개발했다.
특히 간편하게 자가 진단할 수 있도록 적은 양도 분석할 수 있는 플라스틱 자가진단키트도 만들었다.
이 키트는 혈액·소변·타액에 있는 당을 15분 이내 수mg 수준까지 손쉽게 검출할 수 있다. 검출부 색이 변하는 것을 스마트폰으로 촬영 후 컴퓨터 무료 소프트웨어를 통해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도 있다.
한도경 박사는 “미량의 당을 분석할 수 있는 진단 플랫폼 기술로 비침습적 당(糖) 분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며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상호진단 평가, 표준분석검사법을 확립하면 새로운 당뇨병 자가진단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눈물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혈당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도 등장했다.
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김수경 박사·통합과정 이건희씨 연구팀은 미국 스탠퍼드대학 제넌 바오 교수, 화이바이오메드 신상배 박사와 공동 연구를 통해 연속혈당 측정용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혈당 조절을 위해 약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는 저혈당이 나타날 위험이 있는데, 고혈당뿐만 아니라 저혈당으로도 다양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어 저혈당과 고혈당을 모두 측정할 수 있는 당센서 기술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다공성 고분자 하이드로젤에 바이메털 나노촉매를 충진하는데 성공, 당센서 반응속도와 민감도를 높였다.
극히 적은 양의 눈물 성분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다공성 구조로 만들어진 하이드로젤에 바이메털 나노촉매와 당산화효소를 충진해 당센서를 제작했다.
포도당이 들어 있는 눈물이 다공성 하이드로젤에 빠르게 흡수되면서 당산화효소와 반응하게 되고 이때 생성되는 전자 이동으로 전류의 변화가 생기게 된다.
다공성 하이드로젤에 충진된 바이메털 나노촉매는 당산화 반응을 빠르게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로 인해 혈당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렌즈에 장착된 당센서 응답 시간은 이전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됐으며 3주 이상 재현성 있게 고민감도 당(糖) 분석이 가능하다.
이번에 개발된 고민감도, 실시간 모니터링 스마트 콘택트렌즈 진단시스템은 다양한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분석에 적용 가능, 여러 난치성 질환 진단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세광 교수는 “당뇨 진단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임상시험 샘플 제조를 위해 인터로조와 위탁생산 협약을 체결했고 연구자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양대 생명공학과 이동윤 교수팀(일릭사 파마텍)과 정의헌 지스트 의생명공학과 교수팀도 ‘혈당 진단 스마트 콘택트렌즈’ 연구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당뇨병 환자 혈당 수치가 높아지면 인체 다른 체액에서도 포도당 수치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 눈물을 이용해서 당뇨를 진단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눈물 속 포도당 수치에 따라 렌즈 속 나노입자 색이 변하고 이를 스마트폰과 연계, 혈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
정의헌 교수는 “전극이 필요 없는 당뇨병 자가 진단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며 “기존 스마트 콘택트렌즈와 달리 전극 없이 색 변화로 당뇨병을 자가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