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마취통증의학회 차기 회장 전영태 교수 선출
이달 9일 평의원회 투표, "대학병원 수술실 마취과 의사 이탈 등 해법 모색"
2023.11.10 05:31 댓글쓰기

필수의료 중추인 대한마취통증의학회를 이끌 차기 회장에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영태 교수(진료부원장)가 선출됐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9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23년 추계학술대회 중 평의원투표를 진행, 전영태 후보를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전영태 차기 회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출신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펠로우를 거쳐 2003년부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홍보실장 및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고, 현재 진료부원장을 맡고 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서는 홍보이사를 거쳐 현재 부회장으로 회무를 수행 중이다.


신경외과 수술 마취 권위자로, ‘잠든 환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는 의사’라는 진료철학으로 명성이 높다.


환자가 수술 방에 내려왔을 때부터 모든 불안과 근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고, 수술 후에도 편안하게 병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마취하는 게 평소 강조하는 지론이다.


전영태 차기 회장 임기는 오는 2025년 1월부터 시작되지만 통상 차기 회장은 선출된 직후부터 각종 회무에 긴밀하게 관여한다.


전영태 차기 회장의 당면 과제는 단연 중증, 응급, 분만, 소아 등 필수의료 분야 마취과 의사들의 잇단 수술실 이탈 사태다.


올 상반기 빅5 병원 중 한 곳에서 7명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병원을 떠나는 등 수술실을 등지는 마취과 의사들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필수의료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부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조명되지 않았던 수술실 마취에 빨간불이 켜진 형국이다.


특히 마취과 의사들의 수술실 이탈은 이미 예견된 문제로, 향후 그 인원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측면에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마취과 의사들이 열악한 수술실 마취를 포기하고 미용·통증 분야 등 개원가로 향하고, 남은 이들은 과로에 시달리다가 사직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한마취통증의학회가 지난해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4년차 2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런 상황이 예견됐다.


젊은의사들은 전문의 취득 후 진료현장에서 기피하는 분야로 ▲심장마취 22% ▲소아마취 18% ▲중환자의학 12% ▲산과마취 11% ▲폐마취 11%를 지목했다.


필수의료 영역인 심장 및 소아, 중환자, 분만 등의 수술실 마취를 기피하면서 수술대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분만 및 소아마취 분야는 이미 붕괴가 시작된 상황이다. 분만 특성상 24시간 대기가 일상이고, 무과실 의료사고로 인한 소송이 빈번해 마취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기피 0순위다.


또한 저출산 여파로 소아마취를 경험하고 수련할 기회가 부족해지면서 전문의 육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마취과 전공의들도 고난도 마취 분야를 기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적정보상 기전도 마련해야 한다.


현재 건강보험 마취료 원가보전율은 72.7% 수준으로, 병원의 인적·물적 투입을 고려하면 실제는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본과 비교하면 1/7, 미국은 1/23 수준이다.  


즉, 마취과 의사들이 마취를 할수록 병원에 손해를 끼치는 구조 탓에 병원은 전문의 채용을 꺼리고, 남은 이들은 업무 과로에 시달리다가 사직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영태 차기 회장은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 수술 마취과 의사가 줄어드는 상황에 진중한 천착이 필요하다”며 “학회 차원에서 정부와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설파했다.


이어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마취공백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라면서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기 전에 특단의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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