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작년 간호계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단연 간호조무사중앙회를 법정단체로 인정하는 법안 통과 여부였다. 해당 법안은 2019년 2월 최도자 의원, 7월 김순례 의원에 의해 잇따라 발의됐지만 보건의료계 직역 간 의견 일치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안소위에서 번번이 계류됐다. 그럼에도 법정단체화라는 숙원은 이뤄내지 못했지만 대한간호조무사협회에 2019년은 새로이 도약한 의미 있는 한 해였다. 2019년 11월 3일 법정단체 인정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에는 협회 창립 이래 가장 많은 1만명의 간호조무사들이 국회 앞에 모여 한 목소리를 냈다. 7월 46주년 협회 창립기념식에서는 2020 총선대책본부를 출범하고 회원들에게 1인 1정당 가입을 독려하며 본격적으로 정치세력화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2020년 경자년.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다시금 법정단체 인정 법안을 통과시키는 목표를 내걸었다. 또 오는 4월15일 치뤄지는 총선에서 협회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간호조무사들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홍옥녀 회장을 통해 2020년 구상 및 각오를 들어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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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의 최대 성과이자 간호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11월 3일 열린 간무협 법정단체화를 촉구하는 '1만 간호조무사 결의대회'였다.
1966년 간호조무사라는 직종이 탄생한 이래 1만명이 넘는 간호조무사가 참석한 대중집회가 열린 것은 최초였다. 물론 이 같은 대규모 결의대회 이후에도 간무협 법정단체 인정 법안은 국회에서 또 다시 계류됐다.
하지만 간무협은 "대다수 회원 간호조무사들이 한 목소리를 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홍옥녀 간무협 회장은 “결의대회가 성공적으로 열린 것만으로도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간호조무사들도 조직이 있고 결집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일반 국민들이나 국회, 정부에 대해 간호조무사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애초 기획한 평일 대규모 연가투쟁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고 집회 날짜를 주말로 변경한 이유에 대해 홍 회장은 "일반 국민들의 피해를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간호조무사들이 동시에 연가 신청서를 내면 일선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의 피해가 크다는 우려가 있어 부득이하게 10월 23일 수요일에서 11월 3일 일요일로 일정을 긴급히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1인시위 해 넘겨서도 진행, 정치세력화 일환 4.15 총선때 역량 발휘"
법정단체 인정을 촉구하는 활동으로 간무협은 결의대회 이외에 국회 앞 1인시위를 해가 바뀐 이후에도 진행 중이다.
2019년 7월 24일 홍옥녀 회장을 시작으로 진행된 국회 앞 1인시위는 1월 28일 기준 141일째 이어지고 있다.
홍옥녀 회장은 “눈이 오더라도 봄꽃이 필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법정단체 인정 의료법 개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각오를 1인 시위를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협회는 19만여 명에 이르는 회원 간호조무사들을 동원, 간무협 법정단체화를 지지 혹은 반대한 국회의원들에 대해 2020년 4월15일 총선 때 희비가 갈리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홍옥녀 회장은 “간호조무사 권익 증진을 위해 앞장서 줄 수 있는 국회의원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지지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간무협은 각 정당에 간호조무사 권익 증진을 위한 정책공약을 제안하고 정책협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홍 회장은 “간무협 법정단체 인정 의료법 개정을 반대하고 간호조무사 기본권을 침해하는데 앞장선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법정단체 인정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지만 간무협에게 2019년은 성과도 많았던 한 해였다.
우선 홍옥녀 회장은 “간호조무사 치매전문교육 예산이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증액됐고 간호조무사 직무교육 예산도 2억원 확보돼 교육사업에 총 2억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작년 7월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이 공포돼 간호조무사도 장기요양기관 시설의 장(長)이 될 수 있게 됐다.
홍 회장은 “치매안심센터 인력기준에 간호조무사가 포함된 것과 방문건강관리사업 전담공무원에도 간호조무사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은 소기의 성과로 자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이 새롭게 제정 후 10월 24일 시행된 가운데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에 간무협이 추천하는 자가 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것도 성과로 언급됐다.
홍 회장은 “간호조무사가 정부주관 위원회에 정식 위원으로 참여하게 되는 첫 사례여서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2020년 간호조무사 근로환경 개선 총력-간호법 논의 등 간협에 "소통·상생" 제안
법정단체 이외의 2020년 주요 과제로 간무협은 간호조무사 근로환경 개선을 꼽았다.
홍옥녀 회장은 “최저임금 이하의 저임금에 시달리고 연차휴가조차 없는 5인 미만 의원에 근무하는 열악한 간호조무사 근로조건과 처우를 개선하겠다. 정원으로 책정되지 않고 무자격자로 취급되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간호조무사 권익 또한 향상시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간호조무사 인력기준 개선 또한 강하게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홍 회장은 “간호조무사 장기요양시설 시설 장과 간호조무사 방문건강관리사업 전담공무원 탄생도 기대하겠다”고 전했다.
간호조무사가 1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에 참여하고, 산모신생아건강관리 제공기관 시설장이 될 수 있는 길도 모색할 예정이다.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상생(相生)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히는 동시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간무협은 특히 간협은 간호조무사 권익 증진이 간호법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논의에서는 간무협을 배제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데 의아함을 피력하고 있다.
홍옥녀 회장은 “간협은 간호법 발의 과정에서도 우리 협회에 어떤 소통을 한 바도 없거니와, 간호법 공청회 개최 등과 관련해서도 우리 협회와의 상생 제안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은 “간호조무사 입장에서 보면 간호조무사 역할과 권익이 충분히 반영된다면 간호법 제정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간호법을 먼저 통과시키고 나서 간호조무사의 처우 개선에 대해 논의하자거나, 법정단체 인정을 간호법 안에 담자는 식의 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사실 임상현장에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사이가 나쁘지 않다. 서로 열악한 환경에서 분업을 해 윈-윈 할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이라며 “유독 협회 간 소통이 어려운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