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가 결국 의원급 의료기관이 중심이 되는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의 정부 제안 중단을 선언했다.

'만성질환관리제'라는 명칭으로 인해 발생한 거부감과 오해가 있는 상황에서 의사회원 및 의료계 지도자들의 반대에 한 발 물러서기로 한 것이다.

의협은 10일 자료 배포를 통해 "적지 않은 의료계 지도자분들이 만성질환관리에 대한 설명조차 거부하고 TF의 참여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며 "시범사업 제안 추진은 더 큰 의료계의 혼란을 초래하는 일이라 이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범사업 제안의 끈을 완전히 내려놓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의협은 "회원들의 요구가 있을 시 재개할 것임"이라며, 향후 의사들을 상대로 만성질환관리제의 필요성을 홍보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의협이 시범사업 제안 중단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도의사회장협의회, 개원의협의회, 가정의학과의사회, 일반과개원의협의회, 의원협회 등 의사단체가 만관제 TFT 참여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힌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 지난달 18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토요가산 확대가 결정되고 의원급 의료기관이 중심이 되는 만성질환관리제를 의협이 9월 내 건정심에 보고하는 내용이 알려지자 16개 시도의사회장 명의의 성명서가 수일만에 발표됐다.

이어 16개 시도의사회장협의회에서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형 만성질환관리제의 시범사업 제안을 위한 TF에 불참을 결정했고 대한의원협회 역시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선언했다.

의협은 "대한개원의협의회와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그리고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는 자체 회의를 했지만 TFT 참여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떠한 판단이 의료계 미래를 위한 것인지 신중히 판단하고 이후 회원님들께 정보를 제공하고 회원님들의 요구를 수렴, 의협 집행부에 전달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공단과 보건소가 개발하겠다고 밝힌 만성질환제 모형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했다.

의협은 "공단이 자체적으로 만성질환관리를 하겠다고 이미 다수의 간호사들을 채용하고 있다"며 "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주축이 되는 만성질환관리서비스의 모형 제안 포기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소 역시 만성질환관리의 중재 관리자 역할을 가져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의원이 중재관리자가 되는 모형 제안을 의협 스스로 그 역할을 포기한다면, 만성질환관리의 다른 모형을 막아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백성주 기자 (paeksj@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