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가 임신한 경우에는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만 오히려 지킬 수 없는 근로기준법을 따라야 하는 실정이다. 결국 이로 인한 업무공백은 동료 전공의나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는 전임의들이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에 출마한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이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여성 전공의 및 전임의들의 고민 해결을 자처하고 나섰다.
14일 오전 보건복지부 청사를 방문한 김숙희 회장[사진中]은 의료자원정책과 곽순헌 과장 등을 만나 법과 제도 정비 등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이날 방문에는 한국여자의사회 김봉옥 회장[사진 右]과 가톨릭의료원에서 인턴을 마친 서연주 씨[사진 左]도 동행했다.
김숙희 회장은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한 ‘전공의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은 당연한 권리임에도 아직까지 명확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은 이 사안에 대한 그 동안의 논의가 너무 부족했다는 방증”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실제 임신, 출산, 육아를 앞둔 전공의 및 전임의들의 가장 큰 고민은 내가 하던 일을 내 동료가 떠맡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다.
여의사 임신과 출산, 육아로 인해 발생하는 인력 공백은 동료 의사의 강요된 희생을 통한 소위 ‘땜빵’이 아닌 호스피탈리스트와 같은 인력 충원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통해 많은 업종들이 유연한 근로시간을 갖게 됐지만 의료계는 아직까지 보호망에서 벗어나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제도 아래서 전공의들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수련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질 것을 우려한다. 전임의들은 이미 과중한 업무가 더욱 늘어날 것을 염려하며, 병원은 인력 공백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다.
김숙희 회장은 “모두가 불편·불안해할 뿐만 아니라 누구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근본적이 해결이 필요하다. 권리를 되찾는 것을 넘어 당당하게 누릴 수 있도록 섬세하게 조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당장은 쉽지 않은 문제지만 앞으로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