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비급여 불가 원칙이 재확인됐다. 병원이 환자에게 징수한 과다본인부담금은 부적법하다는 판단이다.
지난 6월 백혈병 임의비급여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선고된 첫 하급심인 이번 판결은 현재 진행 중인 병원의 임의비급여 주장 소송 판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제9행정부는 지난 29일 학교법인 C학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 제기한 '백혈병 과다본인부담금 환불통보처분취소 소송'에서 원심인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존중,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심평원은 국민건강보험법 제48조 등에 근거해 환자가 병원 등에서 진료를 받고 지불한 비급여 진료비용이 적정한지 여부에 대한 진료비확인 업무를 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06년 12월 학교법인 C학원의 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치료받은 후 사망한 환자의 유가족이 터무니없이 많이 나온 치료비에 대한 확인을 심평원에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심평원은 원고 병원에 1800여만원의 과다진료비를 환불하라는 처분했고, 이에 대해 원고 병원은 “정당한 진료비 청구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09년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원고 병원이 환자에게 환불하라고 통보한 과다진료비 중 ▲건강보험 급여대상임에도 심사 삭감을 우려, 환자에게 전액 부담한 부분 ▲건강보험 수가에 포함돼 있어 별도산정이 불가함에도 환자가 별도 부담한 부분 ▲약사법등에 따라 허가사항범위를 넘어 사용한 약제비를 환자에게 부담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환자가 주진료 의사를 선택하고 진료지원과에 대한 선택은 병원에 포괄위임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고 병원의 환자본인부담금 청구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인 ‘병원이 예외적 임의비급여에 대한 절차적, 의학적, 환자동의에 대한 입증해야 하며, 선택진료의 포괄적 위임은 가능하다’는 2심인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을 근거했다.
특히 ‘건강보험 요양급여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진료방법 및 비용 청구는 부적법하다’는 1심 서울행정법원의 판단도 존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30일 서울행정법원 제4재판부에서 있었던 산부인과 NST(비자극검사)관련 진료비환불통보취소 소송에서도 병원 측은 패소했다.
재판부는 요양급여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검사 실시 후 산모들에게 임의로 받은 NST 검사비에 대한 원고의 ‘임의비급여 주장’에 대해 '예외적인 임의비급여 인정 판단기준 중 의학적 필요성 및 환자 동의여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판결 했다.